잇단 민원에 예산편성 논의
지난 4월 개관한 인천 중구 '영종역사관'이 전임 청장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근 주민들이 이를 지워달라고 요구하고 있어서다.

영종역사관은 최근 주민들의 민원 제기로 기념비에 새겨진 이름을 지울 수 있는 지 검토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일부를 지우는 것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내부적으로 삭제 여부가 결정되면 비용 견적을 받을 계획이다.

중구 중산동 1957의 2에 위치한 영종역사관은 영종도 가치를 재조명하고 알리기 위해 세워졌다. 전시를 통해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영종도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 볼 수 있다. 각종 개발로 급변한 영종도의 모습도 소개하고 있다.

역사관 조성에는 총 107억원이 투입됐다. 중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도시공사가 각각 62억원, 45억원을 부담했다.

역사관 건립은 중구의 숙원사업이었다. 시공사 문제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3년도부터 역사관 조성을 추진한 중구는 여러 차례 주민설명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하는 등 완공을 위해 힘써왔다. 조성이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개관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도 커졌다.

중구는 역사관 개관을 기념하며 입구에 돌 형태의 기념비를 세웠다. 기념비에는 영종역사관이라는 명칭과 개관일, 당시 청장이었던 김홍섭 전 청장의 이름을 함께 새겼다.

하지만 주민들은 "역사관을 조성할 때 LH와 인천도시공사도 비용을 부담했는데 기념비에 전 청장의 이름만 새기는 것은 옳지 않다. 이름을 지우거나 기념비를 없애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 전화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민원이 잇따라 접수된 상태다.

영종역사관 관계자는 "전 청장 요구에 따라 기념비에 이름을 새겼던 것"이라며 "이름을 다시 지우려면 별도로 예산을 편성해야 해 내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