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조직위, 장소 안 내준 동구청 비판
▲ 16일 인천 동구청 앞에서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성소수자 차별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성소수자축제 장소를 거절한 동구를 강하게 비판했다.

시민·사회단체 14개로 구성된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16일 인천 동구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가 퀴어문화축제를 막기 위해 부당한 조건을 내걸며 동인천역 북광장 사용을 막는 갑질 행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다음 달 예정인 퀴어축제 장소로 동구에 있는 동인천 북광장을 선택했다. 다른 후보군인 남동구·연수구에 있는 공원은 일정상 협의가 불가능했다. 조직위는 지난 10일 동구를 방문, '동인천 북광 사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신청서를 받은 동구는 2000여명 규모 행사에 난색을 나타냈다. 수천명을 수용하기엔 동인천 북광장이 상대적으로 협소하고 안전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결국 동구는 조직위에 사고 방지를 위한 보안요원 300명과 교통 문제를 해결할 주차장 100면 확보를 요구했다.

문지혜 녹색당 인천시당 사무처장은 "동구는 주차장을 확보하지 않으면 장소 허가를 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동구가 관리하는 주차장 대여는 거절하고 있다"며 "조례와 규정에도 없는 요구를 하는 동구는 시민을 위해 만들어진 동인천역 북광장 사용을 허가하라"고 주장했다.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이날 기자회견 후 동구청장실을 찾아가 퀴어축제 장소 허가를 요청하는 시민 1042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동구에 제출했다.

구 관계자는 "동구는 기본적으로 인도 폭이 좁아 행진에 무리가 있고 교통 문제 역시 무시할 수 없다"며 "퀴어축제를 존중하지만 주차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진 북광장 사용은 불허의 입장이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