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원 경기도문화의전당 고객서비스팀장



최근 '관크'라는 신조어가 주목을 받는다. 관크란 관객 크리티컬(Critical)의 약자로, 타인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나 사람을 뜻한다. 즉 관람매너를 지키지 않는 관객이다. 작품으로 완성 후 반복 재생이 가능한 영화나 음악 등과 달리, 모든 공연은 라이브로 이루어진다. 관람 태도가 중요한 공연장에서 혹시 나도 모르게 관크인 적은 없었는지 함께 점검해 보자.

1. "지각은 안 돼요!" 의외로 공연장에는 지각 관객이 많다. 늦어서 입장하지 못하고 로비에서 발을 동동거리며 기다리던 경험이 한 번쯤 있었을 것이다. 공연이 시작되면 암전으로 인해 이동이 위험하고, 다른 관객 시야를 방해하기 때문에 출입이 제한된다.

지각으로중요한 작품 오프닝을 놓친다면 매우 속상할 터이다. 최소 15분 전에는 공연장에 도착하도록 하자.
2. "반딧불, 아니 폰딧불?" 어두운 객석 안 깜박이는 액정을 '폰딧불'이라 부를 정도로 핸드폰 사용은 대표적 민폐이다. 공연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은 민폐를 넘어 저작권 위배에 해당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커튼콜만 촬영 가능하나, 최근에는 SNS홍보를 유도하기 위해 촬영 규정이 유연해지는 추세이다. 작품에 따라 허용범위가 다르니 입장 전 정보를 확인하자.

3. "공연장에도 메뚜기가?" 아주 당연한 이야기지만 티켓에 명시된 좌석에 앉아야 한다. 객석마다 티켓가격이 다르고 지정좌석제이어서 학창시절 도서관의 메뚜기처럼 더 좋은 자리를 찾아 이동하면 곤란하다.
4. "쉿! 안다박수" 예전에는 악장 사이 박수를 민폐라 여겼다면 최근에는 '안다박수'가 새로운 관크로 떠오르고 있다. '안다박수'란 클래식 공연에서 연주가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나오는 박수를 말한다. '연주곡이 끝나는 시점을 알고 있다'고 자랑하는 박수라는 것이다. 다른 관객의 여운을 방해해서 피해야 하며, 연주가 완전히 끝나고 3초 정도 후에 박수를 치는 것이 좋다.

5. "내가 누군지 알아?" 티켓제시를 요청하는 하우스어셔에게 대뜸 '내가 누군지 알아?'라며 규칙을 지키지 않는 관객이 있다. 지난 겨울 평창올림픽에서 VIP석을 무단점유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대한체육회처럼 지위나 권력을 이용해 특혜를 요구하는 유형이다.
6. "당신은 테러리스트" 신발을 벗거나 음식물 냄새를 풍기는 후각테러, 대화를 하거나 부스럭거리는 소음테러, 상체를 수그리거나 모자 등으로 인한 시야테러, 앞좌석을 발로 차거나 건드리는 촉감테러 등 오감테러를 조심하자.

공연예술 수요 증가에 따라 관크는 최근 공공문제로 떠올라 해외에서는 아예 규제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뉴욕시는 공연장에서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면 벌금을 부과하고, 도쿄 산토리홀은 아예 전파차단장치를 설치하여 핸드폰을 차단한다. 상하이와 런던에서는 관크족에게 레이저 불빛을 쏘아 망신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나 사전지식 없이도 '타인에 대한 배려'만 있다면 관람매너는 누구나 지킬 수 있는 쉬운 일이다.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스태프와 출연진 외에 관객의 노력 또한 필요하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매너로 공연장을 찾는 이들이 최고의 관객으로 거듭나길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