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高 교류행사 마지막 일정
세계 기림의 날 수요시위 참석
"현장을 직접봐야 편견이 깨져
과거 기억하고 새미래 만들자"
▲ 제73주년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6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1348차 정기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역사를 바꾼 그날의 용기 기억하겠습니다 함께 평화'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청소년들이 과거 역사를 함께 확인하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나가길 바랍니다."

제73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앳된 얼굴의 청소년들이 '제6차 세계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1348차 정기수요시위'에 얼굴을 비쳤다.

이들은 하남고등학교가 마련한 한·일청소년문화교류 행사의 마지막 날 일정으로 수요시위에 참석한 한·일청소년들이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사진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참석자들 사이에서 한·일청소년들도 연신 부채질을 하면서 참가 의미를 되새겼다.

하남고는 국제이해교류 학생동아리인 '우·돌·끼'를 중심으로 교사 등이 이번 국제청소년문화교류행사를 기획·추진했다. 이번 교류행사는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하남고 학생 31명, 일본 자유의숲고 학생 26명 등 인솔교사까지 60여명이 참여했다.

일본청소년들을 초청한 하남고는 1998년부터 일본, 미국 등 벌써 20년째 다양한 국제청소년문화교류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남고 박성기 역사교사는 "한국과 일본이 감정적이지 않고, 과거 역사를 함께 확인하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학생들의 본분이 아니겠냐는 취지로 문화교류행사를 열고 있다"며 "3박4일 동안 한·일청소년들은 분단선 기행을 하고, 강제징용과 일본군위안부문제, 한반도 통일 등을 주제로 한 토론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를 확인하고 미래를 보고자하는 의미에서, 청소년들 스스로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이날 수요시위에도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청소년문화교류 활동에 참가한 한·일청소년들도 저마다 소감을 전 했다.

김예린(하남고1) 양은 "일정 중 위안부문제 등을 토론할 시간이 있었는데, 일본에 대한 편견을 깨고 친구들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아라이 나츠코(자유의숲고2) 양은 "수요시위 참가는 새로운 기회였다"면서 "일본군위안부 문제 등은 한국과 일본, 더 크게는 아시아 평화를 위해서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학년 때 이후 두 번째 참여했다는 쿠미타 나오코(자유의숲고3) 학생은 "한·일청소년들이 살아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만나서 그 목소리를 듣고, 현장을 직접 봐야 사람의 생각도 바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학생들 간 이런 만남으로, 현장을 경험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솔교사 후지와라 사토시씨는 "하남고와 교류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한·일 양국이 역사적 사실을 함께 알고, 그것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미래를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성희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 인권연대처장은 "일본군위안부문제는 한·일 양국 간 문제가 아닌 세계 곳곳의 무력분쟁지역에서 발생하는 성폭력문제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이날 행사는)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위한 활동이기도 하다"며 "이런 메시지들을 잘 배우고 일본으로 돌아가 더 많은 일본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