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주변 상권 울상

인천지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폭염은 인천시청 안팎 식당 분위기도 바꿨다. 점심시간 시청 바깥으로 나가는 발길이 끊기면서 구내식당은 붐비지만 주변 상가는 한적해지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폭염이 본격 시작된 7월 중순부터 공무원들이 더위를 피하려고 시청 내에서 점심을 해결하면서 구내식당을 찾는 발길이 부쩍 많아졌다.

구내식당에서 근무 중인 박은서 영양사는 14일 "날이 더워 밖으로 나가질 않으니 구내식당에 사람이 몰린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휴가 기간인데도 사람들이 많은 걸 보니 직원들이 더워서 휴가도 미루는 것 같다"며 "더위에 휴가도 못가는 직원들이 더 만족할 수 있도록 새로운 메뉴를 많이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상을 뛰어넘는 이용객들로 미처 준비하지 못한 음식을 빨리 조리하고자 조리원들이 사투를 벌이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박 영양사는 "시원한 국수가 나오는 날엔 예상보다 많은 직원들이 구내식당을 찾으면서, 급하게 국수를 삶고 김치 즙을 짜는 등 주방이 난리가 났었다"고 말했다.

실제 7월 한 달간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을 찾은 인원은 1만5419명이었다. 전달 1만1923명보다 4000명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1000명 이상 늘었다.

반면 시청 주변 상권 곳곳에선 한숨이 나온다. 점심시간마다 붐볐던 상가 일대가 한적해졌기 때문이다. 한 음식점 실장 이모(40)씨는 "6월부터 사람이 줄더니 점심시간마다 북적였던 상가 일대가 조용해졌다"며 "올 봄만 해도 테이블이 꽉 차고 회전율도 빨랐는데 지금은 빈 테이블도 보인다. 7월 매출이 5월 대비 30% 급감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카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 카페 사장은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놔도 공무원들이 아예 나오질 않으니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