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율 평년 이하·재배 면적 감소·쌀 생산 저하 시름
최근 지속된 폭염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경기도내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벼 수확기를 앞두고 가뭄과 폭염이 이어지면서 도내 농업용수 저수지 저수율이 평년 이하로 떨어진데다, 재배면적 감소 영향까지 더해져 쌀 생산량 하락에 따른 쌀값 고공행진이 예상된다.

15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평택, 안성 화성, 여주 등을 중심으로 한 경기지역 저수지 339곳의 평균 저수율은
59%로, 평년의 76% 수준을 나타냈다.

이러한 저수율 감소는 지속된 폭염과 함께 비가 내리지 않은 탓이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올해 강수량은 832㎜로 평년의 93% 수준이었지만, 최근 2개월 강수량은 366㎜로 평년의 60%에 그치고 있다.
중·만생종 벼의 경우 이삭이 패기 시작하는 이 때 물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지만, 화성 등 도내 일부 지역에서 이러한 가뭄 피해로 벼 작황이 지난해보다 나쁜 상태다.

도내 벼 재배면적은 지난해 7만8000여㏊에서 올해 7만5600여㏊로 줄었다. 이에 따라 도내 쌀 총 생산량도 지난해 38만여t보다 2000여t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경기미 80㎏ 한 가마의 도매가격은 평균 18만6000원, 소매가격은 20만4000원으로, 지난해 도매가격 14만4000원, 소매가격 15만2000원 대비 각각 29%, 34% 올랐다.

화성시 농민 김모(51)씨는 "우리 동네의 경우 가뭄과 폭염으로 벼 작황이 좋지 않아 올해 생산량이 많이 줄 것으로 보인다"며 "쌀값이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수확량 감소로 전체 소득이 줄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도내 지자체는 물론 군부대까지 나서 농업용수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성시는 지난 8일부터 가뭄 해소 시까지 국도비와 시비 9600만원을 들여 물 마름이 심한 논 73㏊와 밭 27㏊에 급수차 36대를 투입해 일 250회의 긴급 급수 지원에 나섰다. 경기도도 가뭄 대책비 5억원을 긴급 투입, 화성과 평택 등 7개 시·군에 급수차 2000여대를 지원하고 있다.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도 지난 6일부터 부대 인근 농가에 영농 급수를 지원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올 쌀 생산량을 예측하기는 아직 좀 이르다"며 "하지만 경기도 외 다른 지역의 경우 폭염과 가뭄의 영향 등으로 올해 전국 쌀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어 쌀값 강세가 당분간 이어지지 않을까 판단된다"고 말했다.

/화성·평택 = 이상필·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