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발굴한 고대 선박 중 가장 오래된 영흥도선의 상단 전체 모습. /사진제공=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인천 앞바다에서 발굴된 '영흥도선'이 5년째 목포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배는 우리 바다에서 발굴한 고대 선박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립 인천해양박물관을 건립해 영흥도선과 같은 해양 유물을 유치·보존하고, 해양도시 인천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5면

14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이 연구소는 2013년 인천 옹진군 영흥면 섬업벌해역에서 통일신라시대 목제 선박 영흥도선을 발굴해 지금까지 목포 소재 연구소에 보관 중이다. 잔존 선체는 길이 약 6m, 폭 1.4m의 3단으로 결구(結構·얼개 만듦)된 상태로, 상부에 철제 솥과 도기 등 무거운 선적물들에 눌려 있던 부분만 남아 있었다.

연구소는 고려시대 이전엔 철제 솥뚜껑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미뤄 영흥도선을 통일신라시대 유물로 추정하고 있다. 영흥도선은 국내에서 발굴한 선박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해양에서 발굴된 고대 선박 중 그 시기가 가장 앞서 우리나라 해양사와 선박사 연구에 획기적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현재 영흥도선을 대상으로 보존 작업을 펼치고 있다. 기존 해양 유물보다 규모가 크고 부식이 많이 진행돼 작업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문제는 보존 작업이 마무리된다고 해도 당장 인천에 영흥도선을 보관할 장소가 없다는 점이다. 국립 인천해양박물관 건립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인천시 관계자는 "영흥도선이 발견된 곳은 인천인데 저 멀리 목포에 가 있는 것이 아쉽다"며 "인천에 해양박물관이 건립되면 영흥도선의 원형을 복원해 박물관의 상징물로 전시하고, 함께 발견된 고대 유물들도 전시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인천해양박물관 건립 사업을 추진 중인 해양수산부는 이미 박물관 내부 주요 시설로 '영흥도선관'을 확정한 상태다.

남흥우 인천항을 사랑하는 800모임 회장은 "인천해양박물관을 조속히 건립해 전국 각지에 흩어진 해양 유물을 전시해야 한다"며 "영흥도선과 같은 유물이 해양도시 인천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높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