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로 사무국 이전 문제 논의...충격 받은 운영위 재검토 요구

박남춘 인천시장과 허종식 정무경제부시장이 지역 고위층 사모임 인화회(仁和會)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인천시도 관련 업무에서도 손을 떼기로 했다. 인화회 핵심인 운영위원들은 시에 재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사무국을 인천상공회의소로 이전하는 것도 모자라, 구심점인 인천시장과 정무경제부시장이 탈퇴 의사를 밝히자 인화회는 충격과 혼란에 휩싸였다. 향후 모임의 향방을 두고도 이런저런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14일 인천시와 인화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 남동구 구월동의 한 식당에서 인화회 운영위원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당연직 운영위원장인 허 부시장과 운영위원들이 참석해 향후 모임 개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사무국을 시에서 상공회의소로 옮기는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

문제는 인화회에 대한 시의 '입장'을 묻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운영위원들은 허 부시장에게 앞으로 인화회에 나올 것인지 물었다고 한다. 이에 허 부시장은 "시장과 나는 탈퇴하는 쪽으로 가겠다"고 답했다. 답변을 들은 운영위원들은 크게 반발하며 탈퇴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운영위원은 "시가 손을 떼고 싶어 하더라. 완전히 마음먹고 나온 것 같았다"라며 "시가 오늘(14일)부로 인화회에서 손을 떼겠다고 했다. 허 부시장도 탈퇴하겠다고 하더라. 그럼 인화회 해체수준으로 가자는 거냐는 발언도 있었다. 딱 여기까지 논의됐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도 "탈퇴 발언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업무도 놓기로 했다. 다음 총회(월례회의)는 8조가 준비한다"라며 "앞으로 인화회 사무국을 상공회의소로 이전하는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상공회의소에 인화회 사무국을 맡아 달라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시가 탈퇴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에 인화회 내부에서는 '충격'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 회원은 "시장이 인화회에 안 나온다면 다른 공공기관장들이 나올 리가 없다"라며 "구심점을 잃은 건데, 모임을 어떻게 수습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은 "우리를 너무 적폐로 몰아가는 것 아니냐"라며 "지역에 기여한 일도 분명히 있는데 너무한다"고 토로했다.

반면 한 지역 인사는 "인화회가 사모임이라면 가입과 탈퇴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시장이 탈퇴한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더 문제"라며 "그동안 왜 모임이 비판받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할 때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인화회는 지역 고위공직자와 기업인을 중심으로 220여명이 매월 전체 월례회의와 조별모임을 갖고 있는 고위층 사모임이다. 그동안 인천시장이 당연직 회장을 맡아왔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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