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매개충 활동 활발 … 강화군 피해 가장 커
인천에서 참나무시들음병으로 말라죽은 나무가 지난해 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져 참나무시들음병 매개충인 광릉긴나무좀의 활동이 활발해진 게 주원인으로 꼽힌다.

13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참나무시들음병으로 말라죽은 나무는 2761주다. 강화군이 1665주로 피해가 가장 컸고 연수구 518주, 계양구 411주, 남동구 141주, 남구 26주 순이다. 참나무시들음병은 광릉긴나무좀이라는 매개충이 참나무류에 침입해 라펠리아(Raffaelea)라는 곰팡이균을 옮기면서 발생한다. 주로 7~8월에 피해가 집중되는데, 피해를 입은 나무는 수분 통로가 막혀 빨갛게 시들면서 말라죽는다.

인천에서 참나무시들음병으로 말라죽는 나무 수는 2015년 791주, 2016년 1230주, 2017년 1261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시는 올해 방제 예산으로 6억5600만원을 편성했다. 지난해 보다 4억4000여만원 많은 금액이다.

참나무시들음병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자 시는 '끈끈이 롤트랩' 설치와 '벌채·훈증' 작업에 나섰다. 끈끈이 롤트랩은 참나무 안에서 살고 있던 광릉긴나무좀이 다른 나무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하는 것으로 피해목 발생을 사전에 예방한다. 광릉긴나무좀이 4~5월쯤 참나무에서 나와 다른 나무로 파고들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지역 나무 2만4000그루에 끈끈이 롤트랩이 설치됐다. 벌채·훈증 작업은 이미 감염된 나무를 베어낸 후 유독가스로 살충하는 작업이다.

시 관계자는 "광릉긴나무좀은 7~8월에 주로 활동하는데 올해는 더위가 심해 활동 시기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침입을 막는 끈끈이 롤트랩과 훈증 작업 외엔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