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을러도 괜찮아

▲ 임주하·고현진·장한라 지음, Grace J 그림, 별글, 232쪽, 1만5000원
▲ 임주하·고현진·장한라 지음, Grace J 그림, 별글, 232쪽, 1만5000원

 


이 책에는 죽어라 공부해서 서울대를 갔지만 어느새 나사가 풀려서는 놀 궁리만 하는 대학원생, 매뉴얼대로 착실하게 살아 왔지만 나이 먹어서도 여전히 진로 고민을 거듭하는 6년차 직장인, 힘들게 좋은 회사 들어가면 뭐하나? 번번이 못 버티고 사표를 던지고 마는 8년차 프로퇴사러까지. 인생이라는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세 여자의 찌질하지만 멋지고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세 여자는 치열하고 성실하게 살아본 결과, 역시 게으른 것이 최고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가장 편한 속도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기로 했다. 같은 자리에서 정신없이 발만 동동 구르는 러닝머신 같은 생활에 치이기보다는, 나무늘보처럼 조금 굼뜰지언정 사소한 기쁨을 음미하며 지내기로 한다.
그리고 너무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모든 일을 척척 해내는 만능 어른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고 다정하고 발랄한 위로의 메시지를 보낸다. "게을러도 괜찮아, 진짜로!"

●게으르면 좀 어때서

▲ 변금주 지음, 느낌있는책, 264쪽, 1만5500원
▲ 변금주 지음, 느낌있는책, 264쪽, 1만5500원

 


저자는 될성부른 게을리언으로 등교는 조회시간 직전에 슬라이딩하기, 시험 기간에 책상 정리하기 등을 꾸준히 하며 성장했다. 그러다가 20대 초반, 예기치 못하게 하늘로 돌아간 엄마를 보며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후 많은 시간 게으름에 죄책감을 느끼며 무작정 부지런하게 살아보기도 시도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다가 꿈을 찾게 된다.

서른의 나이에 사람의 '마음'을 공부하고 싶다고 결심, 미국의 한 칼리지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영국 노팅엄 대학교에서 한국인 장학금을 받아 조직심리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좋아하는 일 앞에서는 천하의 게으름뱅이도 부지런하게 열정을 쏟는다는 진실을 온몸으로 깨닫게 된다.

게으름에 대한 후회만큼이나 게으름을 찬양하는 그녀는 현재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영국에서 거주하며 '금주의 심리학' 블로그를 운영, 칼럼과 에세이를 쓰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 책에는 다양한 게으름뱅이들이 등장한다. 많이 알고 있는 작곡가 '로시니'를 포함해서 데카르트와 레오나르도 다빈치, 셜록 홈스처럼 프로 게을리언은 물론, 순간적인 게으름을 활용해 시대의 걸작을 낸 해리포터의 조앤 K. 롤링, 마틴 루서 킹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그리고 낮잠 대가들의 일화와 끈 없는 구두 '로퍼'의 탄생까지 게으름의 강점을 이용한 풍부한 사례를 함께 선사한다.

/ 여승철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