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림·NIN·혁오 라인업 화려...'떼창'으로 참았던 열정 발산
▲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공연하는 모습.



'2018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첫째 날, '펜타포트'는 여전히 락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축제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10일 개막한 펜타포트에는 더운 날임에도 불구하고, 전국각지에서 많은 이들이 찾아왔다. 입구부터 들려오는 사람들의 함성소리는 아직 입장을 못한 채 가방점검을 하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오후 4시쯤 시작한 '해머링'의 무대는 더운 열기도 주춤하게 만들었다. 그들이 뿜어내는 음악소리에 몸을 실은 사람들은 다 같이 한 마음으로 락 스피릿을 외쳤다. 해머링의 카리스마에 압도된 관객들은 더운 것도 잊은 채 펜타포트의 열기를 후끈 달궜다.

최다희(28) 씨는 "작년에도 왔지만, 그 때보다 이번 라인업이 더욱 좋은 것 같다. 날이 덥긴 하지만,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무대를 볼 수 있어서 견딜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가 뉘엿뉘엿 질쯤 본격적으로 하드 록 열기를 뽐낸 것은 오후 8시 20분 '피아'였다. 2001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피아는 '넬'과 함께 서태지컴퍼니에서 인디부터 입지를 다지며 꾸준히 성장해 온 장수 밴드다.
이 기세를 몰아 분위기를 정점으로 이끈 것은 '자우림'이었다. 오후 9시 40분 무렵 메인무대와 공연장에는 암흑이 깔렸다. 관람객들은 언제 등장할지 모르는 자우림을 기다리며 숨죽이고 있었다. 보컬 김윤아의 목소리가 들리자 관객들은 다함께 함성을 외쳤다. 짙은 화장과 올 블랙 차림의 의상으로 무대에 등장한 자우림은 밤하늘에 빛나는 별과 같았다. 그의 마성의 목소리와 21년의 관록이 느껴지는 무대매너로 관객들의 함성소리는 그칠줄 몰랐다. 그는 '영원히 영원히', 'XOXO', '하하하쏭', '매직 카펫 라이드' 등의 노래로 펜타포트 첫날을 장식했다.

둘째날인 11일에는 무대 위 카리스마로 관람객들의 심장을 쥐락펴락하는 '나인 인치 네일스'가 헤드라이너로 올랐다. 그들을 본 관람객들은 첫날보다 더욱 뜨겁게 환호했다. 그칠 줄 모르는 무더위를 잡아 삼킬 정도의 관람객의 열기는 뜨겁기만 했다. 이밖에도 이날 '잔나비', '크래쉬', '선우정아', '글랜체크' 등 20여팀의 아티스트가 참석해 열띤 무대를 선보였다.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오전 11시 30분부터 '맥거핀'을 시작으로 '문댄서즈', '디어클라우드', '라이프 앤 타임' 등의 무대가 이어졌다. 오후 7시 20분 '혁오'의 등장으로 무대의 열기는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무대에서 들려오는 친숙한 음악들을 다함께 '떼창'을 하며, 마지막 밤의 아쉬움을 달래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어지는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의 노래는 관람객들의 심장을 울리며 마지막 밤을 장식했다.

EDM, 힙합계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락 밴드의 인기가 예전에 보다 시들해졌다고 하는 일부 의견들이 있지만, 펜타포트를 달군 락 밴드들의 변함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락을 사랑하는 이들의 뜨거운 애정을 엿볼 수 있는 축제의 향연이었다.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