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 민주당 국회의원(인천 계양구을 )

 

인천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길'이라고 말하고 싶다. 인천에는 땅길, 하늘길, 바닷길이 모두 있다. 길은 연결이고 소통이다. 필자는 민선 5기(2010~2014년) 인천시장 시절 둘로 갈라진 남북을 연결하고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길을 열고자 하였다. 그러나 그 길은 분단의 벽에 막혀 있었다. 1980년대 동구 사회주의권이 무너지고 냉전체제가 해체되었지만 지구상 마지막 분단지역인 한반도에서, 그것도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충돌한 러일전쟁의 무대이자 연평해전으로 남북이 충돌했던 비극의 인천 앞바다를 평화와 번영의 바다로 만드는 일은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2007년 제2차 정상회담 10·4 선언에서 남북은 전쟁의 바다를 평화의 바다로 만들기 위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설치를 합의하였다.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 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이 핵심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서해 최북단 주민들의 삶은 불안과 공포에서 완벽하게 자유롭지 못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10여년 지속된 남북 간 긴장과 대결이 끝나고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왔다.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환동해·환서해(환황해)·접경지대 3대 경제협력벨트를 잇는 'H프로젝트'를 핵심으로 하는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건넸다.

인천시와 더불어민주당도 이러한 흐름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필자는 인천시장 당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가 핵심인 10·4 선언을 인천선언으로 규정하고 강화교동 평화산업단지 등 실행방안을 구상했다. 이후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직을 수행하며 한반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해왔다. 그리고 최근 당대표 출마와 함께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통한 대한민국 일자리경제 실현', '블루오션 남북평화경제공동체'라는 두 가지 핵심 기조 하에 경제공약을 발표하였다.

서해평화어로구역 설정을 통해 백령도를 제2의 제주도로 만들고, 영종도와 강화도, 개성을 잇는 남북평화도로를 건설한다면 인천공항은 명실상부 남북한 공동의 허브공항으로 떠오를 것이다. 경의선은 현재 문산까지 운행되는 KTX 고속열차를 신의주를 넘어 유럽까지 운행할 수 있도록 현대화 할 계획이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남북경제특구·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구상을 1호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7월30일, 인천시는 강화일반산업단지의 2단계 조성사업 준공을 인가했고 현재 '서해평화협력청'(가칭) 설립을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바야흐로 인천시가 환서해경제벨트는 물론 남북경제협력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통일을 향한 주춧돌 역할은 물론 철도 및 기반인프라 산업의 수요창출을 통한 국내경제 활성화, 대중국·유럽 등과의 무역 전초기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 2016년 인천시는 서울과 부산에 이어 인구 300만 시대를 맞이했다. 다른 주요도시가 인구 감소 현상을 겪는 것과는 대조적인 추이다. 곧 인천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의미하는 지표일 것이다. 이 잠재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한반도 신경제구상 실현이고 신 북방정책의 성공이다.
필자는 1985년 24살 때 인천에서 배관용접공으로 노동운동을 시작한 후 인권변호사가 되었다. 4선의 국회의원과 인천시장을 지내면서 '닫힌 벽을 열린 문'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전쟁과 분단의 벽을 평화와 번영의 문으로, 절망과 좌절의 벽을 희망과 도전의 문으로 바꾸고자 했다. 이제는 한계의 벽에 부딪힌 한국 경제의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 꿈과 희망의 길을 인천시민들과 함께 찾고 싶다.

열린 문은 항상 길로 통한다. 그리고 길이 열리면 시대가 열린다. 한반도 신경제구상, 환서해경제벨트의 중심축 인천이 한국경제의 문을 활짝 열고 세계와 통하는 길의 관문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