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을 켰다고 잔소리하는 아버지를 홧김에 살해한 30대 지적장애인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60대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존속살인)로 지적장애 3급인 A(35)씨를 긴급체포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1시쯤 서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 B(63)씨를 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후 어머니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쓰러진 아버지 모습을 비춘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어머니는 근처에 있는 교회 목사에게 남편의 상태를 확인해달라 부탁했고, 목사가 A씨 집을 방문해 현장을 확인한 뒤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소방서로부터 내용을 전달받아 출동해 현장에서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평소 아버지와 자주 다투는 등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무더운 날씨를 참지 못해 에어컨을 틀었다가 B씨로부터 꾸지람을 듣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당일 날씨가 너무 더워 3층에 가서 에어컨을 틀었는데 아버지가 에어컨을 끄며 잔소리했다"며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현재 경찰은 B씨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고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B씨 사인 관련 구두 소견은 나왔지만 정확한 결과는 보름 정도 뒤에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