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유럽대륙의 대표적인 농업국가인 프랑스에는 오늘날에도 소규모 도시들이 전국에 산재해있다. 3만6000개의 크고 작은 코뮌(Commune)들 중에서 수천명의 사람이 살고 있는 곳에는 시청, 각 급 학교, 우체국, 교회 등 공공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공공건물 이외에도 카페를 위시하여 빵집, 식료품점, 정육점, 꽃가게들과 신문·잡지를 파는 서점과 레스토랑까지 있다면 알찬 마을(도시)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프랑스인들에게 카페는 단순히 음료수를 마시는 곳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서로 대화하고 정보를 나누며 유대감을 확인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동네마다 있는 빵집도 주민들간의 소통과 만남의 장소이며 정육점 역시 공동체에서 꼭 필요한 업소다. 작은 도시에 꽃집까지 있다면 거리의 분위기를 아름답게 해주면서 품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대도시나 농촌마을을 막론하고, 정육점에 채식주의자들이 오물을 던지고 낙서를 하고 있어 사회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채식주의자들뿐 아니라 동물애호가들까지 가세한 정육점 공격은 시민들에게 필수적인 대표적 식품판매에 대한 비난과 거부감을 증폭시키는 것이어서 사회적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채식주의자들과 동물 애호가들은 인조 동물피를 정육점 입구에 뿌리는 등 적대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전국 1만8000여 개(8만여명 고용) 정육점을 대표하는 프랑스 정육점협회(CFBCT)의 장-프랑스와 기아드 회장은 제라·꼴롬브 내무장관에게 보낸 공한을 통해서 '정부 당국은 정육점에 대한 육체적, 언어적, 정서적 폭력행위를 중단시켜야 할 것'이라면서 '30만명 되는 채식주의자들이 97%에 달하는 프랑스인들이 매년 85kg씩 소비하는 붉은색 고기류 유통을 싸잡아 비판하는 것은 엄연한 테러리즘'이라고 규탄했다. ▶치즈 종류만도 300여가지가 있으며 정육점에서도 수십 가지의 각기 다른 부위의 고기를 파는 프랑스에서 먹거리는 신성하게 취급되며 국민생활에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인정되고 있다. 피에르·상스 툴르즈대학 수의학과 교수는 '도살장에 대한 채식주의자들이나 동물애호가들의 시위는 종종 있지만 유통업자에 대한 항거는 우려할만한 사태'라면서 '언론기관에서도 채식주의자들을 일방적으로 미화함으로서 육식을 혐오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채식주의자협회에서도 유감성명을 내고 있지만 정육점에 대한 공세는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