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에너지 빈곤층 보살피는 이웃 손길 필요
[기고] 에너지 빈곤층 보살피는 이웃 손길 필요
  • 인천일보
  • 승인 2018.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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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인 새마을지도자 인천시협의회장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전국이 비상이다. 밤낮 없는 더위로 모두 지쳐가고 있다. 폭염이 그야말로 재해 수준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20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2266명으로 2011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발생 장소별로는 실외가 대다수(1759명)였지만 집(231명), 실내 작업장(140명)도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폭염주의보와 경보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어린이나 노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문제는 같은 고열 환경에서 일하거나 생활하더라도 에너지 소비가 높은 계층과 낮은 계층의 사망률이나 온열질환도 달라 에너지 소비에 대한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난할수록 연료비 부담이 크고, 부자일수록 에너지 소비가 많다. 저소득층은 소득의 18.5%를 에너지 비용으로 사용하는데, 소득이 높은 층은 1.8%만을 연료비로 사용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 양극화에 따라 이들을 '에너지 빈곤층'으로 부르기도 한다. 에너지 빈곤층이란 광열비(전기료, 연료 난방비)를 기준으로 에너지 구입비용이 가구 소득의 10% 이상인 계층을 일컫는다.

가구 소득에 비해 광열비 비중이 높아서 의식주에 써야 할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어지고 이에 에너지를 필요한 만큼 사용하기 힘든 계층이다.
이러한 소득 수준에 따른 에너지 소비는 휴식, 교육 환경, 여가 활용 등과도 연결돼 에너지 소비는 생활 전반의 양극화를 가중시킬 수 있다. 전국 246개 환경·소비자·여성단체 전문 NGO 네트워크인 에너지시민연대가 작년에 발표한 2016년 여름철 빈곤층 에너지 주거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210가구 중 67%가 70세 이상의 노인세대로, 냉방 방법으로는 응답자의 89%가 선풍기만 사용한다. 49%는 냉방을 적절히 하지 못해 어지러움 및 두통을 경험했고, 호흡곤란(11%), 구토(5%), 실신(1%)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냉방 부족은 폭염 시 만성질환이나 심장질환과 같은 질병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 장애인과 노인 등의 빈곤층 가구의 경우 폭염은 건강을 더욱 악화하는 상태로 내몰릴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06년 에너지 기본법을 만들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및 에너지 공급자는 빈곤층 등 모든 국민에 대한 '에너지의 보편적 공급'에 기여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했다.
에너지 복지가 국민의 보편적 권리로 보장됐음에도 에너지 복지 정책은 그동안 혹한기 난방에 집중돼 여름철 대책은 아직 미흡하다. 전기요금, 냉방기 지원, 건축물 에너지 효율 개선 등 정책이 우선 이뤄져야겠지만 취약계층의 돌연사나 질병 대비를 위한 이웃들의 도움 역시 절실하다. 쪽방촌에 사는 한 어르신은 본인의 취약한 방을 '관'이라고 표현했다. 이 한 마디에 그들의 생활이 함축돼 있는 듯하다.
인천시 각 구·군 새마을회는 홀몸노인들을 위한 삼계탕, 여름 밑반찬인 오이지와 열무김치, 질병 대비를 위한 구급상자 전달 등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무더위 냉방만으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든든한 이웃의 보살핌과 관심이 이들을 버티게 할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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