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공장 입지는 전국 어디서나 쉽지 않다. 레미콘을 만드는 과정에서 분진과 소음 등 환경문제로 주민 반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레미콘 공장에선 많은 양의 지하수를 사용해 인근 지역 농사에도 심각한 피해를 주곤 한다.

요즘 김포시 대곶면 석정리 주민들이 연일 레미콘 공장 입지 반대 시위를 벌이며 목청을 높인다. 마을 인근에 레미콘 생산시설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진 탓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대곶면 석정리 일대에 레미콘 생산시설을 갖춘 레미콘 공장설립 승인이 신청됐다. 레미콘 공장 신청지 주변은 창고 밀집지역으로 사업지 반경 90~500m 사이에는 과수원과 인삼밭, 단독주택, 학교시설 등도 있다고 한다. 시는 관련법규 복합심의결과 '적합'의견을 냈다. 이에 주민들은 즉각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집단 반발했다. 주민들은 최근 3차례에 걸쳐 김포시장을 만나 지역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며 우려사항을 설명한 뒤 허가취소를 요구했다. 급기야 주민 200여 명은 지난 6일 오전 시청 앞에 모여 '주민동의 없는 허가 반대'를 외치며 불승인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기도 했다.

주민들의 레미콘 공장입지 반대 요구는 당연지사다. 첫 번째 이유는 레미콘 제조 과정 중 각종 골재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때문이다. 최근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미세먼지는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소음과 지하수 고갈 등이 우려된다. 소음은 주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며,
지하수 고갈은 농작물 피해로 이어진다. 또 주변환경 악화로 인한 재산가치 하락도 반대 이유다. 게다가 주민들은 이 지역엔 이미 주물공장과 음식 폐기물처리시설 등이 밀집해 공해와 악취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포시가 법적인 잣대만으로 허가를 내준다면 주민들에겐 또다시 이중삼중의 고통을 주게 된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시민의 자부심이 되는 김포", "김포에서의 삶이 명예가 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다. 석정리 주민들도 김포시민으로서 자부심과 명예를 느끼며 살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