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용인대서 훈련뒤 급성장… 金2 따내며 이변연출

 몽골 유도를 호랑이로 키워낸 한국이 그 호랑이에 당한 꼴이 됐다.

 8일 타마삿대학 체육관에서 벌어진 방콕아시안게임 유도경기에서는 이날 벌어진 3체급 중 2체급을 전혀 예상치도 않았던 몽골이 차지해 세계 정상을 양분해 한·일유도는 물론 세계유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더구나 남자 73㎏급에서 우승한 볼드바타르는 애틀랜타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따냈던 일본의 나카무라 겐조를 눌러 전날 3체급을 석권한 일본의 코를 납작하게 했다.

 이처럼 몽골을 세계 정상으로 키운 주인공은 바로 한국이었다. 대한체육회는 후진국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올 3월 몽골선수단을 국내로 불러들여 경비를 전액 부담하면서 한 달동안의 훈련을 지원했다.

 훈련장소로는 국내 최고의 유도명문 용인대를 이용했고 국내의 내로라하는 선수들까지 투입돼 이들과 「먹고 자고」를 같이 하면서 기량을 전수(?)했다.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국내에서도 변변히 훈련할 수 없었던 몽골로서는 해외전지훈련이라는 떡이 제발로 굴러들어온 격이었고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유도강국 한국에서 세계 톱랭커들과 뒹굴 수 있었다.

 8일 볼드바타르와 에르데네트(여자 57㎏급)가 금메달을 차지한 뒤 몽골선수단 전체가 김정행 한국선수단장(용인대총장)을 비롯한 한국 유도 관계자들을 찾아 수십번 고개를 머리를 숙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한국은 2일째 경기까지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해 「이창호에 자리를 물려준 조훈현 꼴」이 됐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