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아 거북아 놀아라/천냥 거북아 놀아라/만냥 거북아 놀아라/즐겁게 받으시고/거북아 거북아/실컷 놀아보자/재부대로 놀아보자/헝그럽게 놀아보자/천금만냥을 벌어주오”
 예전 경기남부 특히 이천지방에서 추석이나 정월보름에 청소년들이 즐겨하던 거북놀이의 덕담이다.
 신라때부터 이어져 왔다고 하나 유래는 확실치 않다. 다만 장수동물로 여기는 거북을 위하여 한해에 한두번 맛있는 음식을 대접 잡귀를 물리치고 마을의 평안을 비는 한편 가뭄과 홍수를 막아 풍년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에서 행해졌다고 여겨진다.
 명절 차례가 끝나고 하나 둘 동네 젊은이들이 마당에 모이면 누구의 제안인지 거북놀이를 하자며 함께 서둔다. 우선 볏짚이나 옥수숫대 또는 덩굴로 거북 모양을 만들고는 앞뒤로 한사람씩 들어가 거북 처럼 엉금엉금 마을을 돌아다니게 된다. 이때 앞에서는 거북몰이가 거북의 목줄을 끌고 뒤에서는 농악대가 풍물을 요란스럽게 울리면서 마을을 한바퀴 돈다.
 중도에 부잣집에 이르면 마당에서 굿판을 벌여 한바탕 춤을 추며 노는데 집주인은 술상을 내와야 한다. 그러면 거북 일행은 그집의 복을 빌어주고 다른 집을 찾아 간다. 그러나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이때에 얻은 음식으로 가난하여 명절상을 마련하지 못한 집에 나누어 주기 때문에 마을협동과 이웃돕기의 의미도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집안의 무병장수나 마을의 평안을 비는 굿놀이에 거북이 등장하는 것은 거북을 장수하는 신령스런 동물로 여기는 신심 때문이었다. “학은 천년 거북은 만년”이라고 했거니와 거북은 남녀노소가 모두 상서로워 했다. 새색시는 출가할 때 혼수의 베갯머리나 금침 병풍 따위에 거북 수를 놓아 장식했으며 선비들도 사랑방 문방구에 즐겨 그려 넣었다. 동물학자에 의하면 거북의 최고 수명이 100년 정도라고 하거니와 실제로 동물의 일생이 백년이라면 결코 짧지않고 긴 세월이다.
 이천지역 인사들이 거북놀이의 문화재 지정작업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거북놀이야 말로 이천지역의 협동과 공생의 상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