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오는 15일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로 함에 따라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파문,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등으로 경색된 양국관계가 정상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양국간 현안인 역사왜곡과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에 있어 `진전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져, 고이즈미 총리의 이번 방한은 일단 한일관계를 정상적으로 복원시키는 단초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선(先) 조치-후(後) 방한""이라는 강경입장을 고수해 온 우리 정부가 `선 방한""을 수용한데 대한 비판여론도 있지만 이같은 입장변화는 역설적으로 고이즈미 총리의 `진전된 입장"" 표명이 있을 것임을 시사해주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4일 “고이즈미 총리는 역사교과서 문제와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에 대한 `진전된 입장""을 표명하고 싶다는 뜻을 외교경로를 통해 수차 전달했다”면서 “`진전된 입장""의 구체적인 내용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직접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고위관계자도 “`선 조치""라는 것이 `방문전 조치""라는 의미라는 보다는 결자해지(結者解之)를 의미할 수도 있다”면서 “(양국간에) 상당한 수준의 협의가 있었고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입장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98년 양국이 합의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과 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당시 일본 총리의 담화 등에 기초해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의 뜻을 표시하면서 일본 교과서문제 등 현안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김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와 8·15 경축사 등을 통해 “역사문제는 과거만이 아니라 현재의 문제요, 미래의 문제”라고 지적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재발방지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한일 양국의 역사학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역사교과서 공동위원회""구성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문제도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일본 총리의 방한은 한일간 역사인식 문제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해결 과정의 시작”이라고 말해 고이즈미 총리의 방한에도 불구, 역사인식 문제를 지속적인 현안으로 다뤄나갈 뜻임을 분명히 했다.
 결국 양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고이즈미 총리의 `진전된 입장"" 표명을 바탕으로 역사문제로 인한 양국간 갈등을 봉합하고 한일관계를 98년 `파트너십 공동선언"" 당시로 복원하는 조치를 취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