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사람 고단한 삶 담아내

 인천시무형문화재 제3호 인천갯가노래 뱃노래중 뱃노래 예능보유자 전원관씨(65·인천시 남구 주안7동 1350·☎875-1011).

 전씨는 「20년 이상 짠 물을 먹으며 뱃일을 하지 않으면 음과 리듬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는 인천근해뱃노래중 어선뱃노래 보유자이다. 뱃노래는 지금은 고기배가 기계화되면서 사라졌지만 예전 직접 손으로 노 젓고 닻 내리고 바디를 감으며 작업하던 시절 부르던 노래. 『어여 디여차 우리배 동사는 근력이 좋아…』로 시작하는 어선노래의 가사에는 뱃일을 하며 먹고 살아가는 옛 뱃사람들의 고단한 삶의 모습과 한이 잘 배어 있다.

 때문에 전씨는 옛 조상의 멋과 흥이 살아있는 예술세계를 추구하는 명인이라기보다 우리 조상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노동요를 잇는 이 시대 보기 드문 전통소리 보유자라 볼 수 있다.

 전씨의 뱃노래 경력은 30년이 넘는다. 본래 황해도 옹진군의 무도리라는 섬에서 태어난 그는 조상 대대로 뱃일을 해 어렸을때부터 자연스레 어른들로부터 뱃노래를 익혔다.

 덕적도에서 선주로 일하며 부르던 그의 뱃노래가 원형이 제대로 살아 있어 민속연구자들에 의해 발굴돼 시무형문화재 보유자로 등록됐다.

 인천교대 김순제 명예교수에 의해 발굴, 정리돼 지난 87년 인천시무형문화재 3호로 지정된 인천근해갯가노래 뱃노래의 예능보유자는 전씨까지 합쳐 모두 5명. 남성들이 바다에 떠나간 뒤 여성들이 조개를 캐며 부르는 갯가노래는 차영녀씨(62) 한 명이 보유자이고 뱃노래중 어선뱃노래는 전씨외 조두영씨(70) 등 2명, 시선(柴船)뱃노래(잡은 고기를 육지로 운반하던 장사배에서 부르던 노래)에 송의신(71) 김병기(61)씨 등 2명이 각각 보유자로 지정됐다. 전씨는 어선배에서 주로 불리던 노 젓는 소리와 닻 감는 소리가 보유종목이다.

 『앞으로 우리 세대가 끝나면 갯가노래나 뱃노래의 맥이 끊길 것 같아 안타까워요. 일반인들에게 전수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회원들은 모두 연령이 많고 배우려는 젊은이를 찾아보기가 힘든 탓이지요.』

 인천근해갯가노래 뱃노래의 보존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일반인들에게 뱃노래 전수가 제대로 안돼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보유자로부터 전수·이수자, 일반회원까지 60여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인천근해 갯가노래 뱃노래는 배우려는 이가 별로 없어 일반인 전수 보급에 애를 먹고 있다. 또 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나 1년에 2차례 정기공연, 2~3차례 초청공연을 갖는 것 외에는 발표기회도 많지 않은 편이다.

 전씨는 『뱃노래나 갯가노래는 악보로 정해져 있지 않아 가르치는 이와 배우는 이가 직접 맞대고 앉아 따라 배울 수밖에 없는 노래다』며 『일반인, 학생들에게 보급시킬 수 있도록 시나 학교에서 좀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