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더 과감해진 불온도서 '나쁜 사마리아인들'
[새책] 더 과감해진 불온도서 '나쁜 사마리아인들'
  • 여승철
  • 승인 2018.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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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부키, 400쪽, 1만5000원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출간된지 10년과 국방부에서 불온도서로 지정한지 10년을 맞아 특별판이 나왔다.

2007년 10월 우리말로 번역된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위험성을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한 대중 경제지침서였다. 당시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른바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근사한 구호 아래 신자유주의가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던 때였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이런 조류에 역행해 신자유주의 담론이 얼마나 허약한 역사적·이론적 근거에 기초하고 있고, 그것이 추천하는 무역 자유화·민영화·보수적 재정 정책 등이 얼마나 경제 전반에 해로운가를 보여줬다.

저자는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30년 후의 미래를 상상하며 신자유주의적 정책이 계속 유지된다면 대규모 경제위기, 나아가 제2차 대공황이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1980년대의 일본 거품경제의 붕괴와 1990년대 우리나라에서는 외환 위기로 이어진 아시아 금융위기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을 곱씹으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2007년에 프랑스 최대은행 BNP파리바은행은 서브프라임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을 이유로 자사의 자산유동화증권 펀드에 대한 자산가치 평가 및 환매를 일시 중단했다. 2008년에는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 신청을 하며 대공황 이후 최대의 금융 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0년이 지난 오늘의 상황은 저자가 특별판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신자유주의가 아직도 세계를 지배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신자유주의의 희생자로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단언한다. 다시 말해 세계 경제에서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관계는 10년전과 유사하게 지속되고 있으며, 한국 사회에서 부자와 가난한 자의 관계는 '갑질', '양극화'라는 말이 유행한 것처럼 더욱 악화되고 있다.

저자는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에게 더 과감한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기업, 노동자가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 우리 경제를 이끌어 나아갈 수 있는 산업이 무엇이고, 이를 위해 어떤 정부 정책, 기업 전략 등이 필요한지 합의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복지 제도가 모든 국민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촛불혁명은 더 공정하고, 다 같이 잘 살고, 미래에 희망이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고, 열망이 더 절실해진 것은 외환 위기 이후 2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신자유주의적 개혁이 불공정하고 잔인한 데다 역동적이지도 못한 나라를 만들어 냈기 때문에 이런 열망에 응답하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으로 우리 경제, 사회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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