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보공유 공간 '유유기지' 1대1 컨설팅 등 프로그램 다채
면접비용 부담 해소 '정장대여' 작년 동기 대비 고용률 급상승
▲ 미추홀구 제물포스마트타운에 들어선 청년 공간 '유유기지'. /사진제공=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 정장·구두 등 면접용 복장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는 부평구 '클래시 테일러샵'. /사진제공=클래시 테일러샵
인천시 청년고용률이 올라가고 있다. 지난달 경인지방통계청이 발표한 '6월 인천광역시 고용 동향'에 따르면 인천지역 청년고용률은 63.8%로 지난해 동월 대비 1.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청년고용률이 0.2% 오른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와 비교해 7배 이상이 차이나는 수치다.

같은 기간 경기도 고용률은 0.2%포인트 증가, 서울시 고용률은 0.7%포인트 감소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지난해 청년취업 전담부서인 창업지원과를 신설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창업지원과는 '청년이 행복한 일자리 부자 도시, 인천'이라는 비전과 함께 다양한 청년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개인 역량 강화로 취업 위한 뿌리 내리기 … '청년 공간 유유기지'

시 창업지원과는 청년 취업을 위해 튼튼한 기반을 다지는 것을 첫 목표로 삼았다.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선 원하는 회사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하고 이에 맞춰 본인의 역량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시는 취업준비생이 제대로 준비해 취업전선에 뛰어 들게 하자는 취지로 미추홀구 제물포스마트타운에 '청년 공간 유유기지'를 만들었다.

유유기지는 마음이 흐뭇하고 즐겁다는 뜻의 '유유하다'와 목적지에 가기 전 잠시 머무는 공간을 뜻하는 '기지'를 합쳐 만든 것이다. 이곳에서 청년들은 서로 소통하고 취업 정보를 공유하며 막막한 취업 스트레스로 지친 마음을 달래고 개인 역량을 강화한다. 여기에 '1대 1 컨설팅', '토크콘서트', '커리어 로드맵 설계' 등 취업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참여할 수 있다.

실제로 유유기지에서 다진 기초를 토대로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은 이곳에서 배운 내용이 취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에 있는 유통회사에 취업한 박모(24·여)씨는 "올해 초 처음으로 유유기지를 방문했는데, 유유기지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듣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며 "비슷한 고민을 가진 친구들과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워가기 시작하자 어느덧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유기지가 인천지역 청년들에게 취업을 위한 '핫 플레이스'로 자리잡자 지난해 1995명이던 유유기지 방문자는 올 5월기준으로 3배 이상인 5998명으로 늘어났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유유기지를 찾는다는 이모(27·남)씨는 "유유기지는 취업 지원 프로그램뿐 아니라 휴식까지 편하게 할 수 있어 취업에 대한 부담을 덜고 스펙을 쌓을 수 있다"며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언젠가 기지를 벗어나 당당히 회사로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재정적 지원으로 인천특화형 취업 둥지…'면접 정장 대여'

선택과 집중을 통한 인천특화형 취업 둥지 만들기는 창업지원과가 내세운 두 번째 목표다. 취업을 위한 선택과 집중을 위해 창업지원과가 선택한 것은 바로 '재정적 지원'이다.

시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는 지난 2월 취업준비 기간 장기화에 따른 청년들의 면접비용 부담을 해소하고자 면접용 정장을 대여하는 사업을 도입했다. 면접이 취업의 최종관문인 만큼 재정적 부담을 덜어 취업준비생의 심적 부담감도 함께 줄이겠다는 취지다.

시와 계약한 정장 대여 업체는 총 5곳으로 인천에 2곳, 서울에 3곳이 있다. 거주지가 인천인 청년이라면 누구나 정장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현재 인천에 있는 정장 대여 업체는 부평구에 있는 '클래시 테일러샵'과 미추홀구에 있는 '세이너스타'로 신분증을 지참해 매장을 방문한다면 정장·구두·벨트 등 손쉽게 빌릴 수 있다. 1회 대여 기간은 1박2일이며 연간 1인당 최대 3회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한 벌에 수십만원가량 하는 정장을 무료로 빌릴 수 있다는 소식이 퍼지자 면접 지원 서비스는 청년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까지 집계된 인천지역 정장 대여 현황은 858명에 달한다. 이는 시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예상한 목표치 1200명에 약 71.5%에 달하는 수치다.

시는 정장 대여 사업에 대한 반응이 뜨겁자 예산 5200만원을 추가 편성해 추후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면접 지원 서비스 같은 경우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사업이다보니 참여율이 높은 것 같다"며 "정장 지원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커지는만큼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 더 많은 청년이 이용할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체감 높은 청년 일자리 … '청년 사랑 프로젝트'·'근로환경 개선 사업'

올 인천지역 청년고용률이 증가하면서 취업자 수 역시 159만5000명으로 1년 만에 4만6000명이 늘었다. 여기에 청년실업률 역시 4%로 지난해 동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현재 인천지역 실업자 수는 5000명 감소해 6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올해 인천지역 고용 현황은 좋은 소식으로 가득하지만 아픈 손가락이 하나 있다. 바로 '제조업'이다. 인천지역 제조업 종사자는 1년 새에 1만명 줄었다. 시는 제조업 근로자 수가 크게 감소하자 복지지원 정책이 필요성을 느꼈다. 제조업 근로자의 조기 퇴사 방지와 장기근속 유지, 생활 안전을 도모하고자 제조업 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는 청년이 행복하고 체감 높은 일자리 환경을 만들겠다는 창업지원과의 세 번째 목표와 일치한다.

'1석 5조 인천 청년 사랑 프로젝트'는 복지비 지원으로 청년 근로자의 능력 발전과 삶의 질을 향상해 건강하고 행복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사업이다.

인천지역 제조기업에 다니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올해 보건복지부 고시 3인가구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 취업 당시 계약기준 연봉 2700만원 이하인 18~34세 근로자만 신청할 수 있다. 올 1월 이후에 채용돼 3개월 이상 재직하고 있어야 한다.

지원 내용은 4번에 걸쳐 연간 120만원 상당의 복지지원금을 받는 것이다. 지원금은 1차 온누리상품권 30만원, 2~4차 온라인 복지 포인트를 각각 30만원씩 받는다. 온라인 복지 포인트는 청년 사랑 프로젝트 누리집에 들어가 건강·가족, 여행·문화, 생활 등의 카테고리에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신청 방법은 청년 사랑 프로젝트 누리집에 접속해 회원가입 후 신청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될 정도로 간단하다. 지원 자격에 부합된다면 통장 사본과 연봉계약서 등의 제출서류만 추후 제출하면 된다.

제조업 회사를 위한 환경 개선 지원도 이뤄진다. 시는 제조업 근로자가 줄어 드는 이유로 어려운 근무환경을 꼽고 있다.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은 대개 근로자가 쉴 공간이 마땅히 없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을 보인다.

이에 지난 6월부터 '청년고용 우수기업 근로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해 중소기업의 근로 복지환경을 개선하고 청년채용을 독려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주소지가 인천인 청년을 2명 이상 채용한 제조업과 제조 관련 서비스업을 대상으로 신청받는다. 회사에 채용된 인원에 따라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4000만원까지 금액을 지원한다.

지원금은 중소기업 내 휴게실과 기숙사, 목욕시설 등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개·보수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현재 총 17개의 중소기업이 신청한 상태로 시는 현장 검사에 나가 근로 환경을 심사해 추후 최종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시 창업지원과 안병헌 주무관은 "청년들이 제조업을 기피하는 이유는 복지가 제대로 안 된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며 "실제로 제조업 근로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는 만큼, 다양한 복지 지원으로 인천의 제조업 회사와 청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일자리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