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연루설·탈당 여론 등 악재 … 정면돌파 행보 중 '친형 강제입원 의혹' 다시 부상
여름휴가에서 복귀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신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에 대해 '법적조치' 등 정면돌파를 시사했지만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SBS TV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제기한 '조폭연루설', 이에 따른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당대표 후보의 최근 발언, 알앤써치 탈당여부 여론조사 결과, 또다시 불거진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 등의 악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 지사측은 '선거용이나 여론호도가 필요할 때마다 우려먹는, 해묵은 네거티브'라는 입장이지만 부정적인 의혹이 연이어 나오면서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이 지사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SBS 공식입장에 대한 이재명 지사 측 최종입장'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방송에서 조폭 연루의 근거로 제시한 내용이 '팩트'가 맞느냐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SBS와 '그것이 알고 싶다' 담당 PD는 그저 공정했다고 주장만 할 뿐 사실관계가 틀렸다는 지적에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담당 PD와의 통화내용 공개 여부는 SBS가 스스로 판단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면 될 일"이라며 "그런데도 취재원에게 공개에 동의하라고 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인 '팩트 확인'을 외면하려는 '논점 흐리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자신과 성남지역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간의 유착 의혹과 관련한 '그것이 알고 싶다'의 보도가 오보라고 주장하며 5개 쟁점 분야에 대해 팩트 체크한 내용도 첨부했다.

김남준 도 언론비서관은 "법적 조치는 명예훼손에 의한 고소, 손해배상 청구,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등을 포함한다"며 "조치가 이뤄지면 곧바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지난 1일 이 지사의 2차례에 걸친 반론 제기 및 의견 요청과 관련 "이 지사가 언급한 의견은 공익 목적 아래 충분한 취재, 조사와 확인 과정을 거쳐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의 반론을 방송에 내용과 분량 면에서 모두 공정하고 균형 있게 반영했다. 이와 관련한 후속 취재 역시 진행 중"이라며 밝히고 이 지사가 '통화내용 중 일부만을 발췌해 공정방송에 대한 요청을 희화화했다'고 한 데 대해서는 "전체 통화 녹음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온라인에 공개하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조폭연루설'은 이 지사의 탈당 요구로 이어지며 당권 경쟁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포문은 김진표 의원이 열었다. 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김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와 지난 3일 제주에서 열린 기자회견 등에서 "민주당이 이 지사의 도덕성과 관련한 의혹에 계속 질질 끌려가고 있다"며 당을 위해서라도 이 지사의 탈당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지난 지방선거 이후 문재인 정부와 우리 당 지지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데엔 경제가 가장 큰 이유겠지만, 이재명 지사도 무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지사의 주장처럼 아무 근거없는 의혹이고 비방이 분명하다면 그걸 입증하고 확실하게 정리해서 당의 부담을 최소화해달라"고 밝혔다.

여기에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이 지사의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은 꾸준하다.

경찰은 바른미래당 특위가 지난 6월 10일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한 의혹을 부인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와 성남시장 권한을 남용해 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한 혐의(직권남용)로 이 지사를 고발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바른미래당 김영환 전 경기지사 후보와 이 지사의 형수는 지난 6월 8일 기자회견에서 이 지사가 강제입원에 개입한 정황이라며 이 지사의 부인과 조카로 추정되는 두 여성의 통화 음성 파일을 근거로 내놨다. 이 음성파일이 다시 SNS상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녹취 파일은 과거 선거 때마다 이 지사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 이용된 것"이라며 "이 지사는 경기도지사선거 TV 토론회에서 강제입원을 시킨 사실이 없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또 알앤써치가 지난 1일 발표한 '민주당원의 58.5%가 이 지사의 탈당을 찬성'한다는 여론조사결과도 악재다.

지난달 30~31일 사이에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3명(가중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응답률 6.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현재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응답자 중 58.5%가 이 지사의 민주당 탈당을 찬성했다. 이는 탈당 반대(28.9%)를 두 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계속되는 의혹 제기가 이 지사 측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겨준 셈이다. 이같은 국면의 타개할 이 지사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남춘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