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수 경기본사 정경부장
이재명 경기지사 취임 이후 경기도가 뜨거운 여름을 맞고 있다. 6·13지방선거 전후로 이 지사를 향한 뜨거운 시선 때문이다. 이 지사의 '일거수 일투족'은 전국 뉴스다. 선거 때는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로, 취임 이후에는 '조폭 연루설'로 그를 둘러싼 마치 영화 스토리에나 나올 법한 각종 의혹이 끝없이 양산되고 있다. 정치인에게 '여성', '조폭'이라는 소재가 입에 오르내리기만 해도 정치인생의 막을 내려야 한다. 그런데 이재명 지사는 오히려 거대세력의 음모로 여기고 명확한 진실을 파악해 달라며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그는 어떤 보이지 않은 손이 이재명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린 느낌을 받는 것 같다. 10년 개인사를 지금 들추고 왜곡했다며 반격에 나섰다. 이렇게 경기도의 여름은 그 어느 해보다 더 뜨겁다.

▲유난히 뜨거운 경기도
취임 이후 첫 지시사항인 '경기도청 공무원들의 명찰패용'을 놓고 공무원과 시민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해 각종 사이트 토론방에서 뜨겁게 논쟁을 벌이는 현상이 벌어졌다. 뜨거운 공방전은 명찰패용을 반대한 공무원노조 사이트마저 중단시키는 사태를 부르기도 했다. 이 지사는 공무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한발 물러나는 듯했지만 "자신부터 먼저 명찰을 달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명찰패용의 종지부를 찍었다.
이 지사는 지난달 27일 건설사의 부당이익을 막겠다며 10억이상 건설공사 원가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대형건설사를 대주주로 둔 민영방송사의 이재명 지사 조폭연루설 보도 이후 방침을 결정했다. 이 때문에 각종 SNS 상에서는 민영방송사가 대주주 건설사를 지키기 위해 이 지사를 코너로 몰았다는 식의 논쟁을 불렀다.

▲뜨거워진 민주당 전당대회?
민주당 전당대회가 뜨거워지고 있다. 전당대회가 이렇게 뜨거운 데 대해서도 정치권도 기이한 현상으로 여길 정도다. 그 중심에 이재명 지사가 있다. 당 대표 선거에 나선 김진표 의원이 갑자기 출당을 요구하면서 민주당 전당대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럼에도 이 지사는 외면인지, 모르는 척하는 건지 도통 전당대회와 관련해서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최근 일정 대부분이 '통상업무'였다. 이 지사는 통상업무 시간에 경기도정 학습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밖은 자신 때문에 뜨거운데, 정작 당사자는 아무 일 아니라는 듯한 표정이다.

▲핫(Hot)정책 제조기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당시 성남시립의료원, 청년배당 등 3대 무상복지 추진과정을 보면 눈물겨울 정도로 힘겨움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도지사 선거에서 기본소득을 내걸으면서 소위 보수진영뿐 아니라 진보진영 내에서도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 시장의 기본소득 공약에 대해 "가짜", "꼼수" 또는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는 비난에 민주당 내에서도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였다. 결국 그는 취임 이후 지급 대상을 일단 청년으로 국한하고, 금액이 낮은 부분 기본소득을 지급하며, 세원은 조세개정을 통해 개발하는 방안을 마련해 세상에 공개하면서 기본소득제에 대한 새로운 복지정책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위기의 이재명의 선택은
이재명 지사는 성장과정 자체가 한국사회 소외계층의 고통과 수난을 상징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가난하고 억눌린 이들은 그를 투사형 정치인으로 여긴다. 그리고 극우세력과 보수언론은 '좌파'라고 공격한다. 또한 기존의 정치 관행에 익숙한 이들은 그에게 불편함을 느낀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원유세를 하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그래도 그는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맞서 싸운다. 그를 맹비난하고 민주당 내에서도 그를 곱지 않은 시각으로 보더라도 그는 시민들의 집단지성에 호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호(號)'에 승선한 사람들은 불안해 한다. 승객들의 불안감을 없애주는 것도 선장의 역할이다. 그는 '머슴'의 역할을 자처했다. 그가 불안한 머슴이 아니라 자기 역할을 안정되게 충실히 하는 머슴이 될 수 있도록 주인인 도민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