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수 서부경찰서 외사관
결혼이주민 면허취득 도와
지난달 23명 중 21명 합격
▲ 하이센스-라이센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교육생들과 이들을 지도한 이한수 외사관의 모습. /사진제공=인천서부경찰서
"열심히 따라주는 수강생들을 위해서라도 제가 먼저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인천시 서부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이 꾸준히 결혼이주민을 대상으로 운전면허 필기시험 교육을 돕고 있어 공직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인천시 서부경찰서 외사계 이한수(47) 외사관.

이 외사관은 지난 6월에도 어김없이 경찰관이 아닌 '선생님'으로 활동했다. 교육 시간이 경찰관 업무를 봐야 하는 화·목요일 오후 1~3시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교육을 위해 늘 다문화센터를 직접 방문하는 열정을 보인다.

이 교육은 결혼이민자들이 우리 사회에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와 함께 운전면허 취득과 안전운전능력 향상을 위한 서부서의 '하이센스-라이센스' 프로그램에서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교육은 무려 4년째 이어지고 있다. 교육생은 관내 다문화센터의 도움을 받아 지원받고 있다.

이 외사관이 발 벗고 교육에 나선 이유는 경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언제나 곁에 있는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출신의 교육생들이 동남아에 있는 권위적인 경찰로부터 받은 부정적 영향을 이유로 한국 경찰까지 안 좋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처음엔 교육생들이 경찰이라고 하면 무섭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외사관이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친절하게 교육을 진행하자 조금씩 교육생들도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교육생들을 위한 그의 따뜻한 마음은 교육을 신청하는 교육생 숫자로 대변할 수 있다. 매번 교육을 희망하는 지원자 수가 적정 인원인 30명을 넘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무려 50여명에 가까운 지원자가 신청해 결국 15명 가까이 받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그는 "교육장소가 협소해 신청하신 분들을 모두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아쉽게 떨어진 분들은 다음번에 꼭 할 수 있도록 예비 번호를 나눠드렸다"고 설명했다.

이 외사관의 교육은 인기뿐 아니라 실속도 함께 챙기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부서 2층 회의실엔 작은 운전면허 필기시험장이 마련됐다. 교육생들을 위한 출장 시험이 열린 것이다. 이날 필기시험에 참여한 교육생 23명 중 21명이 합격의 기쁨을 맛봤다. 이전에 개인적으로 시험에 통과한 3명까지 더한다면 26명 중 24명이 합격한 것이다.

이 외사관은 "평소에 수강생들이 열심히 한 만큼, 합격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떨어진 두 분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요. 저는 언젠가 그분들도 합격할 수 있도록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언제나 절 믿고 따르는 교육생들을 위해서라도 모범적인 훌륭한 경찰이 되겠습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