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호 언론인
국방개혁 2.0'의 주요 내용이 공개됐다. 지난 달 27일 열린 청와대의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다. 하지만 회의주제는 수많은 '별'들의 충성 거수경례에 가려졌다. 별들의 충성맹세야 마땅한 일이되 사전 거수경례 연습 장면은 생경했다,
회의는 우스꽝스럽게 시작됐지만 내용은 제법 무겁다. 국방개혁 2.0에 따라 436명의 별들이 2022년까지 360명으로 준다. 사병 복무 기간도 2~3개월 단축된다. 문대통령 대선 공약이다.
짧은 군 복무에 따른 전력(戰力) 약화 우려는 부사관과 유급지원병 충원으로 보완한단 방침이다. 유급 지원병 보수를 일반 하사와 같은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현만 다를 뿐 사실상 직업군인 제도의 부분 도입으로 읽힌다.

국방부의 이런 방침은 나름 의미심장하다. 마지못해 국가의 부름에 답하는 것으로서의 징병제 약화와, 전문직(?)으로서의 직업군인 강화라는 국방 패러다임의 전화(轉化)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측이 맞는다면 환영할 일이다. 긴 세월 말 많고 탈 많은 징병제를 전면 재검토 할 때가 왔다고 보기 때문이다. 병역비리나 병사의 사병화(私兵化) 등 비리와 부조리야 그렇다 치자. 말이 군인이지 머릿수 채우기로 청춘을 보내는 건 여러모로 소모적이다. 피차 말 꺼내기 어려워 그렇지 병역의무는 신성하거나 보람되지도 않았다는 것, 알만 한 사람들 다 안다.

물론 그건 흘러간 옛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온갖 첨단무기를 앞세워 벌이는 현대전(現代戰) 양상을 고려하면 국가의 강제 징병은 비효율적이다. 국방 전력(戰力)은 어설픈 18개월짜리 다수 징집 사병들보다, 국방을 업이자 밥줄 삼겠다는 프로페셔널한 소수를 앞세울 때 더 강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이 공감의 폭을 넓혀 나갔기 때문일까, 여론 흐름도 날로 모병제 쪽으로 기울고 있다. 2016년 이후 여러 여론조사에서도 모병제와 징병제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양상이다. 물론 모병제의 전면 도입은 어렵다.
무 자르듯 단행할 일은 아니다. 시간을 두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고, 장기적 계획에 따라 이뤄야 할 과제다. 국방부가 내놓은 국방개혁2.0이 그 길로 나아가는 단초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