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논설위원
폭염 사망자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8월 중순까지 불볕더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앞으로 2주 정도는 유례없었던 폭염 건강관리에 유념해야 할 듯싶다. 폭염에 대한 정의가 분명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 국가마다 각기 다른 기준을 설정하고 있고, 기후 지역의 특성이 건강에 끼치는 영향도 다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을 만들기도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하절기(6~9월) 하루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를 발령한다. 35℃ 이상으로 예상되면 폭염경보를 내린다. 폭염은 열사병과 일사병 등의 위험을 단시간 내에 유발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특히 노인과 만성질환자 등 취약 집단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이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공공성을 띤 적극적인 예방사업으로 전환돼야 한다. 주민 스스로 폭염에 대응하는 소극적인 지원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실제 폭염경보 행동 요령을 실천할 수 있는지도 궁금하다. 12시~오후 5시 사이에는 야외활동을 금지하고, 준비 없이 물에 들어가거나 갑자기 찬물로 사워를 해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설정해 놓았다. 또 직장에서 각종 야외행사는 취소하고, 직원 대상 낮잠시간을 한시적으로 검토하며, 장시간 작업을 피하고 작업시간을 단축하여 야간 근무를 검토한다는 내용들이다. 귀신 시나락 까먹는 소리처럼 들린다. 에어컨 가동을 억제하면서 외출을 자제하기란 쉽지 않은 이상기온이다.

어딜 가나 폭염의 화두는 에어컨 가동에 따른 전기료 부담이다. 에어컨은 전기료 잡아먹는 기계라는 인식의 틀을 바꿀 수 있어야 하겠다. 국민 복지차원에서 혹서기만이라도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하고, 사용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면 된다. 폭염도 자연재난의 범주라고 했으니, 이에 상응한 냉방 자유를 허용하기 바란다. 한 가지 팁을 상상한다. 낮 시간 운행되는 시내버스를 '쾌냉 쉼터 버스'로 운행한다면 폭염 냉방은 최고 수준이 될 것 같다.

한국전력은 30평대 아파트에서 스탠드형 에어컨(1.8㎾)을 하루 5시간30분씩 한 달 내내 사용하면 9만8000원, 10시간씩 사용하면 17만7000원의 냉방 전기요금을 부담해 전기사용 누진제가 대폭 개선됐다고 밝힌 바 있다. 4인 가구 월 전력사용량 350kWh를 가정했을 경우다. 요즘 날씨에 에어컨 가동을 억제하는 게 가능한가. 일단 제시한 기준을 검증해야겠다. 대한민국 폭염 대처 효과는 혹서기 전기요금 누진제 철폐와 요금인하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