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대상으로 무분별하게 자행되는 '몰래 카메라'(몰카)는 성폭력의 범주다. 개인적인 도촬의 결과가 대중성·익명성의 특성을 지닌 온라인상에 유포되기라도 하면 피해 회복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 생활에 깊숙이 침투한 몰카의 사회적 폐해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몰카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이다. 몰카는 지난 10년 동안 급증한 성폭력 범죄의 하나다. 빠르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동통신기기와 인터넷 기술이 성폭력의 새로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정교하게 제작된 초소형 카메라, 심지어 드론까지 도촬에 이용될 정도여서 사생활 침해 불안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몰카범죄는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신상정보를 20년 동안 공개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사회 불신을 조장하는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몰카는 지하철과 노상, 공중화장실 등 공공장소에서 불특정 다수 여성을 대상으로 주로 발생한다. 신체 노출이 심한 하절기 피서지에서도 몰카 적발건수가 증가했다. 지난달 30일 인천 계양구 상가 화장실을 돌며 여성을 몰래 촬영한 피의자가 검거됐고, 드론을 이용한 아파트 내부 촬영 용의자가 달아나기도 했다.

인천의 몰카범죄는 2012년 93건에서 지난해 599건으로 무려 6배가 증가했다. 최근 인천시는 공중화장실 2598곳에 대한 민관 합동점검반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공중화장실에 '불법카메라 수시점검' 스티커를 붙이기로 했다. 일반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상가, 유통센터 등 민간시설도 수시 점검을 통해 성범죄 예방에 적극 나서야 한다.

몰카는 인터넷 관계망을 통한 유통 범죄로 확산되는 만큼 성적 여성 인권침해의 파장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몰카 근절을 위한 노력이 시민운동 차원에서 요구된다.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할수록 몰카범죄의 지능화와 확산이 예상된다. 몰카에 따른 성폭력 피해자를 돕고, 건전한 성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 분야 전문가들을 발굴하고 체계적인 기구 설치도 필요하다. 여성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은밀한 '곁눈질', 몰카의 반사회적 성적 욕망은 건전한 사회의 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