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9. 강화고려문화축전 
▲ 강화고려문화축전이 오는 28일~29일 용흥궁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사진은 축제가 진행될 장소 가운데 하나인 고려궁지 전경. /김진국 논설위원 freebird@incheonilbo.com
찌는 듯한 무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강화도가 들썩이고 있다.

오는 28~29일 고려의 수도였던 강화도에서 '고려 왕도 찬란한 문화를 누리다'란 주제로 '강화고려문화축전'이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해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선 강도시기 찬란한 고려문화를 접할 수 있다.

마침 '2018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강화도는 이번 행사와 연계해 관광객들에게 고려시대의 우수한 문화유산을 소개하겠다며 강화도를 국내 유수의 관광지로 우뚝 세우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고려건국일은 918년 음력 6월15일이다. 오는 27일이 음력으로 고려 건국일인 셈이다. 강화고려문화축전은 용흥궁공원과 강화읍 일원에서 열린다. 오는 28일 오후 6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이틀간 치러진 뒤 29일 오후 8시20분 폐막식을 갖는 강화고려문화축전을 미리 들여다 봤다.

▲ 고종황제 행차와 팔만대장경 이운행렬

강화도는 '팔만대장경' 판각을 주도한 대장도감이 있던 곳이다. 강화도를 중심으로 16년 간 판각한 팔만대장경은 1251년 8만여장의 경판을 완성한 이래 150년간 강화 서문밖 '대장경판당'에 보관한다. 팔만대장경은 조선이 건국하면서 지금의 합천해인사로 이운된다. 땅에서부터 쌓으면 백두산보다 높은 팔만여장의 대장경판을 이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운경로 역시 땅길로 갔는지, 바닷길로 갔는지 또한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강화군이 이운행렬 행사를 갖는 것은 대장경 판각지였던 고려 천도시기 강화의 역사적 의미를 기념하고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함이다. 대장경판당의 위치와 이운경로를 밝혀내는 것 또한 이번 행사의 취지다.

행사는 28일 오후 4시30분~5시30분이며 강화산성남문을 출발해 수협사거리, 중앙시장을 거쳐 용흥궁공원까지 닿는다. 행사와 관람 인원을 합해 34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팔관회 재현행사

고려시대 팔관회는 매년 개경(개성)과 서경(평양)에서 거행됐다. 개경의 경우 팔관회는 국왕이 거처한 궁성에서 공식적으로 이틀에 걸쳐 치러졌다. 매년 11월 개경과 서경에서 열린 팔관회는 단순한 제의의 차원을 넘어선 행사였다. 국토를 지키는 신, 하늘신, 바다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것과 동시에 음악과 무용 같은 예술행사를 함께 치름으로써 전국민적 행사로 승화시켰다. 더 주목할 것은 국왕과 관리, 지방 수령 등은 물론, 여진족 거란 송나라 일본 등 외국인들까지 참석하는 국제적 행사였다는 사실이다.

고려사회는 불교국가였고 고려의 가장 큰 명절이자 축제는 팔관회(八關會)였던 것이다. 팔관회는 불교와 토속신앙이 결합해 나라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던 행사였다. 강화군은 강화 천도시기 팔관회를 재현함으로써 고려를 기념하고 강화도와 인천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한다. 28일 오후 6시50분~오후 8시30분 용흥궁공원에서 치러지면 3100여명이 참가한다.

▲삼별초 항쟁 퍼포먼스

삼별초는 고려 무신정권의 최정예 부대였던 좌별초, 우별초, 신의군을 가리킨다. 삼별초는 고려가 39년간 몽골에 항전하다 화친을 결정한 1270년 항쟁을 다짐하고 진도-제주도-오키나와로 후퇴하며 여몽연합군에 맞서 싸운다. 삼별초의 봉기는 고려정부의 입장으로 볼 때 반란행위였지만 고려인들의 강인한 자주의식의 발로였다는 평가가 많다. 고려를 예속화하려던 몽골과 자신의 특권을 유지하려던 국왕과 그 일파에 항거한 고려인들의 강인한 자주의식이라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항쟁을 선택했지만 그들의 가슴엔 항몽사상이 뿌리깊게 박혀있었기 때문이다.

강화군은 몽골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항전한 삼별초 항쟁의 봉기와 출정과정을 재현하기로 했다. 평화와 통일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담았다. 29일 오후 7시~오후 8시30분 용흥궁공원에서 펼쳐진다.

▲고려문화체험 프로그램 행사

고려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배우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행사기간 내내 팔만대장경 판각과 시연 체험, 팔만대장경 탁본체험과 펜던트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고려시대 의상체험과 연등만들기, 고려청자 물레체험, 화문석 체험, 고려문양 소품만들기 체험 등도 주요 프로그램이다. 다도 시연과 체험, 몽골문화체험, 민속놀이도 즐길 수 있다.

/김진국 논설위원 freebird@incheonilbo.com


승천포서 궁지까지 "임금을 따르라"

28일 '천도길 걷기' 부대행사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 '강화고려문화축전'에선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만날 수 있다.
우선 28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강화천도길 걷기 행사가 진행된다. 고려 23대 국왕으로 몽골항전을 막아낸 고종임금이 개경을 떠나 처음 강화도 땅에 발을 디딘 승천포에서 시작한다.

걷기 참가자들은 대월초등학교를 거쳐 강화산성북문을 거쳐 고려궁지까지 걸으며 고려의 강화천도 과정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고려는 강화천도 뒤 내성-중성-외성의 3중성을 쌓고 몽골에 항전했으며 고려궁지에 개경과 똑같은 궁궐을 지어 생활했다.

강화·개성 고려유물유적 사진전도 마련했다. 강화미술관에서 지난 20일 개막한 사진전은 오는 29일까지 계속된다.

강화도엔 5개의 고려왕릉을 비롯해 12개의 국가지정문화재, 9개의 인천시지정문화재, 4개의 강화군 지정문화재 등 모두 26개의 지정문화재가 있다. 고려문화재로 추정되는데도 아직 지정하지 않는 유물 유적들도 적지 않다.

27~29일엔 강화도서관에서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 학술강연회가 열린다. '고려시대의 실체와 문화'란 주제로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주관하는 학술대회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등 각 분야에서 고려란 나라를 깊이 들여다 보는 시간이다.

아울러 '고려문화 그림그리기 대회' 수상작 전시가 강화 고려궁지에서 28~29일 열린다.

/왕수봉 기자 8989king@incheonilbo.com
인천일보·강화군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