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안전 2등급 파문에 대한 문책 성격의 오장섭 건설교통 장관 경질은 지난 20일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이 자민련 김종필(JP) 명예총재를 방문한 자리에서 사실상 결론이 내려졌다는 후문이다.
 한 실장이 미국 연방항공청(FAA) 으로부터 항공안전 후진국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한 국민들의 자존심 손상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오 장관 거취를 JP의 뜻에 맡겼고 이에 따라 JP가 오 장관 교체를 결심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다.
 김 명예총재가 한 실장 방문을 받은 다음날인 21일 오후 당사에 출근했다가 자택으로 돌아가며 기자들에게 “두고보면 알 것”이라고 말한 것도 오 장관 교체와 후임 인선을 시사한 것이라는게 자민련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JP는 신당동 자택으로 귀가한뒤 김용채 한국토지공사 사장을 불러 건교장관 후임에 발탁됐음을 알려주면서 “잘 해보라”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앞서 JP는 오장관에게도 직접 “그동안 고생했다”며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통보하고 자진사퇴를 유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어제까지만 해도 오 장관 교체여부가 확실하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 오 장관이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 그만 둬야겠다. 총리 만나러 가는 중이다""고 하더라”면서 “오 장관이 자진해서 물러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고위관계자는 오 장관이 전임 장관 때부터 누적돼온 문제로 인해 파문이 일자 자진사퇴키로 한 결심을 높이 평가하는 등 물러나는 오 장관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