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선 남측 원도심엔 바닥분수·수영장도 없어
서구 10여곳·미추홀구 3곳 … "지역 불균형 행정"
유치원생 자녀를 둔 김모(36·인천 부평구 일신동)씨는 지난 주말 물놀이장이란 걸 처음 경험했다. 인천 서구로 이사 간 친구 집을 찾았다가 단지 주변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는 풍경을 마주했다.

김씨는 "집 앞 놀이터에 모래 대신 물이 채워지는 일이 청라국제도시에선 낯선 모습이 아니라고 하더라"며 "우리 동네에도 좀 있나 찾아봤더니 물놀이장은커녕 수영장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사는 부평지역에도 부평구가 운영하는 물놀이장이 2곳 있다. 모두 계양구와 인접해 있어 김씨 집이 위치한 경인선 남측 부평구 일신동과는 차로 20~30분이나 떨어져 있다.

16일 인천 물놀이장을 조사해보니 김씨 말대로 인천을 남북으로 나누는 경인선 남측 인근에선 유독 관련 시설을 찾기 어려웠다. 물놀이장뿐만 아니라 바닥 분수가 조성된 공원, 공공 수영장 등 부평구부터 미추홀구까지 이어지는 철길 남쪽에는 도심 속 피서를 즐길 만한 물놀이 쉼터가 몇 없었다.

한때, 지역 경제 주축이던 동네였지만 경인선과 경인로로 도시가 남북으로 단절되면서 침체된 원도심으로 지목되는 곳들이다.

부평구에는 2개 물놀이장, 6개 바닥 분수(2015년 기준), 4개 공공 수영장이 아파트 단지가 주를 이루는 갈산동, 산곡동, 삼산동 중심으로 분포돼 있다. 일신동, 부개1동, 부평6동, 부평2동, 십정2동 등 경인선 부평 남측에는 1곳도 없다. <그래픽 참조>

미추홀구 경우 경인선과 약 1㎞ 거리에 수봉공원 물놀이장이 있기는 해도 물놀이장, 바닥 분수(2015년 기준 2곳), 공공 수영장(1곳) 숫자 자체가 적은 편이다. 서구만 하더라도 물놀이장, 바닥분수가 10여곳이다.
지역 사회에선 균형 발전을 고려하지 않는 행정이 문제라는 말이 나온다.

부평구의회 이익성 의원은 "경찰종합학교 부지를 확보한 부평남부지역 내 예정된 노인문화센터에 수영장을 추가하는 등 지금이라도 주민 시설을 만들자고 아이디어를 내도 자치단체는 예산 탓을 하며 시큰둥하다"며 "원도심 심화 지역에 부지 마련 등 환경이 어렵다는 이유만 들면 불균형은 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