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칭우 정경부장(경제담당)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는 세계의 이목을 받는다. 아직 미풍에 불과한 평화의 바람은 남북협력에 물꼬를 트고 유형·무형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가 눈에 띈다. 한반도를 더 이상 이념의 장벽에 갇힌 '섬'이 아니라 유라시아 대륙의 출발점으로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H프로젝트' 구상은 한반도에 평화체제 구축은 물론 새로운 경제체제를 만들어 갈 대전환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H프로젝트는 한반도를 기점으로 북으로 러시아·몽골·카자흐스탄 등 북방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신북방정책과 남으로 인도 및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을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4강국 수준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 신남방정책으로 한반도 신경제 지도를 완성하는 개념이다.

신북방정책의 핵심국가인 러시아와는 정상회담을 거쳐 6·22 한·러 공동성명을 통해 한-유라시아경제연합 FTA 착수와 함께 한-러 간 서비스·투자 FTA 체결협상을 조속히 개시하기로 하는 등 32개 조항에 대한 굵직한 합의를 이뤘다. 특히 한러수교 30주년인 2020년까지 2017년 192억달러였던 교역액을 300억달러로, 민간교류도 20만명에서 100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남방정책의 핵심 협력 파트너인 인도와는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과 모디 총리의 신동방정책을 통해 양국이 미래를 향한 중요한 동반자임을 확인하면서, 2030년까지 양국 교역액 500억달러 달성 등을 목표로 제시하는 17개 항으로 구성된 비전성명을 채택했다.
신남방·신북방정책이 가시화한 가운데 한반도 내부로 눈을 돌려 보자. 인천을 중심으로 한 'H라인'의 서해축은 아직 구상에 불과하지만 기차를 타고 승용차를 몰고 대륙으로 뻗어나갈 출발점이자 종착점으로 변할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영흥~서산~새만금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진짜 서해안고속도로와 인천국제공항에서 강화연륙교~개성~평양~신의주~중국 단둥이 연결되면 어떻게 될까? 철도의 경우 목포~무안~새만금~장항선(군산~서천~보령~홍성~충남도청신도시)~서산~영흥~인천국제공항~강화~평부선(개성~평산~사리원~평양, 평양~개성 199.3㎞)~평의선(평양~신안주~신의주, 224.8㎞)~중국 단둥으로 이어져 TCR·TSR과 연결하면 '구상'은 '현실'이 될 것이다.

이런 구상에서 도로와 철도의 연결은 막힌 혈을 뚫고 지역발전을 견인하다는 점에서 유력한 사업이지만 자본과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반면 하늘길은 공항시설만 제대로 갖춰진다면 가장 먼저 열릴 수 있는 유력한 길이다. 정상회담 이후 북미간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만 김정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머릿속에는 국가 개방성의 척도랄 수 있는 항공노선 개방을 통해 '정상국가'로의 길을 모색하지 않을까? 인천국제공항의 항공노선 확대와 함께 북측의 개방성을 높여 정상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북측의 항공노선 확대와 공항시설 개선에 남측이 힘을 보태야 한다는 제안이 점차 신남방·신북방정책으로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잠깐! 인천국제공항 항공노선을 보면 인도와는 단 2곳, 러시아와도 8곳에 불과하며 CIS권역으로 확대해도 13곳에 그친다.

신남방·신북방의 핵심 협력 파트너와의 하늘길 연결수준이다. 무비자협정이 체결된 러시아와 3년 만에 20만명에서 100만명으로 민간교류를 5배 이상 높이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단 2곳에 불과한 인도와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과의 항공노선 및 운항편수 확충이라는 당연한 결론에 도달한다.
최근 신북방정책의 전진기지인 우즈베키스탄과 운항 편수를 주 8회에서 10회로 늘리기로 양국 항공회담을 성사시켰고, 대한항공은 17일부터 인도 북부지역 무역·상업의 중심지인 델리에 보잉 777F 화물기를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또 하나, 인천국제공항이 매년 중앙정부에 경영성과로 배당하는 5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북한의 국제공항 현대화와 신공항 건설에 사용하고 그 대가로 지분을 확보하면 될 일이다.
꿈은 꾸는 자에게만 이루어진다. 꿈은 꾸는 것이 아니라 이루는 것이다. 'Dream is come 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