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당국 유입 시기 '봄' 추정
짝짓기비행 시내유입 가능성
▲ 인천 남항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 야적장 바닥 틈새에서 여왕개미 한 마리를 포함해 붉은불개미가 발견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7일 컨테이너터미널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가 채집한 붉은불개미를 공개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맹독성 침을 가진 붉은불개미 알을 하루에 많게는 1500마리까지 낳을 수 있는 '여왕개미'가 국내 처음으로 인천에서 발견됐다. ▶관련기사 6면

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검역당국은 7일 인천남항 인천컨테이너터미널에서 민관 합동조사를 펼쳐 붉은불개미의 여왕개미 1마리, 애벌레 16마리, 일개미 560여마리를 추가 발견했다.

합동조사단은 전날 붉은불개미 70여마리가 발견된 이 터미널 야적장 바닥 틈새에 군체가 형성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선 붉은불개미가 최초 발견된 지점에서 약 80m 떨어진 곳에서도 일개미 50여마리를 포획하는 등 이틀간 인천에서 700마리 이상의 붉은불개미가 확인됐다.

검역당국은 8일에도 현장 조사를 벌였으나 붉은불개미가 추가로 발견되지는 않았다.

문제는 여왕개미와 애벌레가 함께 발견됐다는 점이다. 이는 붉은불개미가 국내에서 알을 낳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붉은불개미가 번식을 하려면 공주개미(여왕개미가 되기 전 미수정 암개미)와 수개미가 하늘로 치솟아 올라가면서 '짝짓기 비행'을 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이후 이들이 지상에 떨어지면 개미집을 형성하고 군집을 만든다.

특히 짝짓기 비행은 보통 200m까지 올라가고, 바람 등의 영향에 따라 주변 수 ㎞까지 개미가 퍼질 수 있어 붉은붉개미가 시내로 유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학계에선 여왕개미의 번식력에 주목하고 있다.

여왕개미는 서식 환경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알을 하루에 많게는 1500개까지 낳는다는 게 정설이다.
일개미 수명이 2개월에 불과한데, 이 같은 왕성한 번식력 때문에 여왕개미가 1마리만 있어도 무리의 전체 개체 수는 1년 만에 2000∼3000마리로 늘어날 수 있다.

검역당국은 이번에 발견된 붉은불개미의 유입 시기를 '봄'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체 크기가 작고, 번식이 가능한 수개미와 공주개미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초기 단계의 군체로 판단하고 있다.

검역당국 관계자는 "이런 사실에 비춰 볼 때 붉은불개미가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인근 추가 발견지 조사 결과를 살펴봐야 더 정확한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역당국은 붉은불개미 발견 지점 주변에 예찰 트랩을 11개에서 766개로 대폭 늘려 설치했다.
발견 지점 주변 200m에 있는 컨테이너에 대해서는 반출 전 철저히 소독하고, 야적장을 대상으로 추가 정밀조사를 펼칠 예정이다. 유입 원인과 시기, 발견 지점 사이의 연계성 등을 밝혀내기 위해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한 역학조사도 실시한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관련기사
여왕 붉은불개미 '중국발 컨' 타고 왔나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여왕 붉은불개미는 '중국에서 들여온 컨테이너'를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항만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발견 장소가 매년 수십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터미널이라는 점과,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 가운데 중국발 컨테이너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이 그 이유다. 8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6~7일 여왕개미 1마리 등이 포함된 붉은불개미 군체가 인천남항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 야적장 바닥 틈새에서 발견됐다. 현재 이 야적장엔 컨테이너가 가득 차 있는 상태로, 여왕개미가 수입 컨테이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