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에 인천항 대일·대이란 등 항로의 컨테이너물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뒤늦기는 했지만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골깊은 불황으로 그동안 고통받아온 항만관련 업계에 한가닥 위안을 줄 게 분명하다. 수렁에 빠져있는 항만경기, 나아가서는 지역경제에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대일·대이란 등 컨물량이 어느 정도 늘어나고 있는가.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주 1항차에서 주 3항차로 운행일정이 대폭 늘어난 대일항로의 경우 지난 한달동안 컨화물 4천TEU(1TEU 20피드 1개 기준)를 운송하는 등 평상시보다 30% 넘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천~상하이간 카페리선사인 중국해운사의 월평균 취급량이 컨테이너 정기선사에 버금가는 1천1백TEU에 이르고 있음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이밖에 인천·이란 항로는 올들어 월평균 3천~4천TEU, 그리고 대뉴질랜드·대호주 항로는 현재 운송실적이 월평균 20~30TEU에 불과하지만 점차 물량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첫째 이용화주의 대부분이 수출입항만을 부산항에서 인천항으로 옮긴 수도권지역의 업체들이란 사실이다. 둘째는 이런 결과로 해서 부산항 컨화물이 30%가량 감소 추세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천항이 우리나라 대외교역의 중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니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인천항을 기점으로 한 컨항로가 갑자기 각광을 받고 있는 까닭이 어디에 있을까. 여러가지로 설명될 수 있겠으나 이에 대해 어느 하역사 관계자는 “수도권지역 화주들을 상대로 인천항 이용에 따른 물류비절감 등 컨화물 유치전략을 집중적으로 펼친 결과”라는 얘기다.
 그러나 상황을 단정적으로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인천항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나 여건이 지금과 같은 추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게끔 준비되어 있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그동안 우리나라 컨화물이 거의 부산항에서 처리돼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수도권지역 화주들이 인천항을 선호한다 해도 내부적인 준비가 안돼 있으면 그 효과는 반감할 수밖에 없다. 인천항의 시설확충과 현대화는 그래서 더욱 강조된다. 빈틈없이 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