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물동량 60% 차지·발원지 '남부지방' 수입 늘어
식물화물만 검역가능 … 연간 1300만개 검사 불가능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여왕 붉은불개미는 '중국에서 들여온 컨테이너'를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항만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발견 장소가 매년 수십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터미널이라는 점과,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 가운데 중국발 컨테이너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이 그 이유다.

8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6~7일 여왕개미 1마리 등이 포함된 붉은불개미 군체가 인천남항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 야적장 바닥 틈새에서 발견됐다.

현재 이 야적장엔 컨테이너가 가득 차 있는 상태로, 여왕개미가 수입 컨테이너에 실려 들어와 야적장에 터를 잡았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싱가포르 터미널 운영사 PSA가 운영 중인 ICT는 지난해 75만개에 가까운 수출입 컨테이너를 처리한 바 있다.

앞서 국내에서 확인된 붉은불개미 유입 사례 5건 중 4건의 발견 장소도 컨테이너를 쌓아 놓는 부두 야적장이었다. 해외에서 들여오는 컨테이너가 외래 해충의 유입 통로로 전락한 셈이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여왕개미는 중국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이른다.

학계에선 붉은불개미 발원지 중 하나로 하이난성 등 중국 남부지방을 꼽는데, 현재 인천항은 중국 남부지방에서 반입되는 컨테이너 물동량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9월 부산 감만부두에서 붉은불개미가 국내 처음 발견됐을 당시, 그 다음 유입 가능성이 높은 항만으로 인천항이 지목됐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 붉은불개미와 같은 외래 해충이 쉽게 침투할 수 있는 항만에 대해선 정부의 컨테이너 검역 시스템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검역당국이 손댈 수 있는 화물은 식물 관련 화물로 전체 화물의 5%에 불과해 나머지 95%에 대해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검역당국 관계자는 "1년에 국내에 수입되는 1300만개에 달하는 컨테이너를 일일이 개장 검사하면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며 "화주가 붉은불개미를 발견한 즉시 검역본부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밝혔다.

붉은불개미는 몸속에 강한 독성물질을 지녔다. 북미에선 한 해 평균 8만명 이상이 붉은불개미의 날카로운 침에 쏘이고 100여명이 사망해 살인 개미로 불리기도 한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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