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구체적 합의 조건 알려지지 않아"…삼성 "합의 사실 외 노코멘트"
IT매체들 "합의 도달한 이유 불분명…소송 피로감 작용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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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이 스마트폰 디자인 특허 침해 여부를 둘러싸고 지난 7년간 벌여온 법적 분쟁을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미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된 소송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양측이 어떤 조건으로 분쟁을 타결했는지 구체적인 합의 조건은 소송자료에 적시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사건을 심리해온 새너제이 연방지법의 루시 고 판사는 "양측(삼성·애플)이 이 문제에 관해 그들의 남은 요구와 반대 요구를 철회하고 합의하기로 했음을 알려왔다"고 말했다고 미 IT 매체 시넷(CNET)이 전했다.

시넷은 양측이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같은 요구에 대해 또 다른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IT 매체 더버지는 "두 스마트폰 거인의 오랜 특허분쟁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합의 조건은 공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애플 특허 분쟁 
삼성전자-애플 특허 분쟁
앞서 지난달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지법의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해 5억3천900만 달러(약 6천억 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미 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판결했으나 대법원은 배상액 산정 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삼성전자의 상고 이유를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이후 손해배상액을 다시 산정하기 위한 재판에서 다툼이 이어졌다.

배심원단은 삼성전자의 디자인 침해 부분에 관해 5억3천300만 달러, 유틸리티(사용성) 특허 침해에는 이보다 훨씬 적은 530만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앞서 2015년 애플에 배상액 5억4천800만 달러를 우선해서 지급했으며, 이중 디자인 특허 침해 배상액은 약 3억9천만 달러였다.

따라서 배심원단 평결에 따라 삼성전자가 추가 지급해야 할 배상액은 약 1억4천만 달러가 남아 있었다.

그러나 양측의 합의 조건이 공표되지 않아 실제로 배상금이 얼마나 더 지급될지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IT 매체들은 관측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법정분쟁은 지난 2011년부터 무려 7년을 끌어왔다.

애플은 애초 10억 달러의 배상금을 요구했으며, 1심에서 결정된 손해배상액은 9억3천만 달러였다.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 내용은 검은 사각형에 둥근 모서리를 둔 스마트폰 및 태블릿의 기본 디자인, 액정화면의 테두리(프런트 페이스 림), 애플리케이션 배열(아이콘 그리드) 등 세 가지였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디자인 특허를 침해한 스마트폰을 판매하면서 23억 달러의 매출과 10억 달러의 이익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배상액 산정의 기준을 제품 전체가 아닌 일부 부품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요지의 변론을 폈다.

삼성전자는 배심원 평결에 대해 "디자인 특허 침해 범위에 대해 삼성의 손을 들어준 대법원 판결에 반하는 것"이라며 "모든 기업과 소비자를 위해 독창성과 공정경쟁을 방해하지 않는 결과를 얻기 위한 모든 선택지를 고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애플은 배심원 평결 후 성명에서 "우리는 디자인의 가치를 진정으로 믿는다. 우리 팀은 끈질기게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왔고 우리 고객을 기쁨으로 만족시켰다. 이번 사건은 항상 돈 이상의 것이었다"라고 밝혔다.

IT 매체들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다시 상고하기 전에 합의에 이른 것으로 해석하면서 합의에 이른 이유는 불분명하다고 풀이했다.

더버지는 "애플이 강조했듯이 돈 문제가 전부는 아니었던 것 같다"면서 "소송을 향후에도 몇 년씩 끌어갈 수 있을지 우려한 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애플과 삼성전자 양사에 누적된 소송 피로감이 합의에 이르게 한 주요한 요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삼성과 애플은 2014년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 법원에서 제기된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외신 보도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과 합의했다는 사실 이외에는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