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중심은 오직 이천 최선 다했지만 아쉬움도"
▲ 조병돈 이천시장이 29일 퇴임을 앞두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12년간 성과만큼이나 시련도 많았습니다. 과연 시민 도움이 없었다면 내가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병돈 이천시장의 목소리에는 시민들을 향한 고마움이 짙게 배어 있었다. 2006년부터 시민과 함께 '행복한 이천시 만들기'에 앞장섰던 조 시장.

그가 29일 자로 자신의 삶 같았던 시장에서 퇴임한다.

조 시장은 27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삶의 중심은 오직 이천이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더 잘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며 나지막이 소회를 전했다.

조 시장은 "하이닉스 증설 불허와 군부대 이전 투쟁까지 함께 눈물 흘리고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 시민에게 감사하다"며 "곧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지만 이천을 사랑했던 진정성만큼은 알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 시장은 고집이 강하고 과감했다. 때문에 시민 행복과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일이라면 언제든 몸을 불살랐다.

2007년 하이닉스 증설 불허 방침이 나자, 조 시장은 시민과 함께 100대의 버스를 타고 정부 청사에 가 삭발 등 투쟁을 했다. 그 결과 15조 원 규모의 하이닉스 증설을 이뤄냈다.

또 이같은 성격을 바탕으로 경강선과 성남~장호원간 자동차 전용도로 개통, 4년 연속 경기도 내 고용률 1위, 예스파크 도자예술마을 준공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조 시장은 차기 시장에 대해 "외형적인 변화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문화 힘이 있는 도시, 개인 삶이 행복한 도시가 돼야 한다"며 "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어, "우리 정치문화는 전임자의 성과나 정책을 터부시하는 면이 있다"며 "이는 후진적인 정치문화다. 정책의 연속성 측면에서 잘한 것은 계속 이어져야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 시장의 꿈은 퇴임 후에도 오롯이 이천이다.

조 시장은 "이천의 발전을 위해 젊은 후배들과 함께 토론하거나 공부를 하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라며 "지역 일꾼들을 많이 배출해서 훗날 우리 이천 발전에 작은 도움이나마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조 시장은 퇴임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로 가족여행을 택했다.

조 시장은 "임기 동안 가족과 함께 보낸 시간이 적었다. 퇴임 후 바로 가족여행이 준비돼 있다"며 "가족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겠다"고 흐뭇해 했다.

끝으로 조 시장은 "지난 12년의 세월을 저와 함께하면서 힘들 때마다 응원과 격려를 보내 준 시민에게 정말 고맙다"면서 "직원들도 정말 고맙고, 여러분의 헌신이 있었기에 이천시민이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