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이면 보신탕 못지않게 찾는 것이 삼계탕이다. 우리 전통음식인 삼계탕은 어린닭에 인삼 대추 마늘 따위와 찹쌀을 넣고 푹 고아서 만든다. 한여름의 더위로 땀을 많이 흘려 떨어진 체력을 보하고 잃어버린 식욕을 돋워 주는 보양음식이다. 초중말복날의 절식으로 복중에 이것을 먹으면 보신이 되고 연중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여긴다.
 지금은 양계업의 발달로 계절과 관계없이 어린닭이 보급되지만 예전에는 이른 봄 둥우리에서 부화된 병아리가 자랄 여름철에야 먹을 수 있었으니 천상 복중음식이 되었을듯 여겨진다. 닭은 생후 6개월이면 산란을 하게되는데 그 이전이라야 영양가가 가장 높다고 한다. 이때의 영계를 일러 약병아리라 한 것도 이치에 맞는 이야기라 하겠다.
 그래서 삼계탕을 원래는 영계백숙이라 했으며 계삼탕이라고도 했다. 그랬던 것이 삼계탕으로 굳어진 것은 인삼이 대중화하고 외국인들에게 가치가 인정되면서라고 한다. 펄펄 끓는 채로 나오는 우윳빛 국물과 건드리기만 해도 흩어지도록 푹 끓여진 뚝배기를 대하면서 외국인들이 매료될 수밖에 없다. 특히 삼계탕 때문에 한국을 찾는다는 일본인도 있을 판이다.
 사실 어느 민족이곤 닭고기를 즐겨하나 섭취하는 부위나 조리법은 다르다. 구미인들은 허벅다리를 즐긴다. 그중에서도 미국인들은 뼈가 있는 상태의 뒷다리를 프라이 한다. 이와 반대로 일본인들은 가슴 부위를 좋아한다. 중국과 태국에서는 정육을 토막내어 굽는다. 통째로 탕을 즐기기는 우리밖에 없다. 최근엔 그조차 가정에서 번거로워 슈퍼에서 조리된 채 사다가 끓이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보면 문제는 값의 격차이다. 현재 음식점에서 8000원하는 크기가 양계장에서는 형편없는 값으로 나온다. 도계장과 중간업자 등을 거치는 과정에 크게 불어나는 것이다. 때문에 양계업자들의 닭의 권위를 인정해 달라는 절규도 있었고 억울하다고 아예 양계를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
 수원의 한 벤처 기업이 200인분의 삼계탕을 준비 어려운 이웃과 자리를 함께 했다고 해서 화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