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비좁아 투표함 싣은 차량 124대 뒤엉켜
"사전 현장 점검없이 장소 선정" 불만 목소리
안내·통제 어려워 '개고생' … 곳곳 고성 오가
▲ 파주시 선거관리위원회가 6·13지방선거 개표장을 유관기관과 제대로 협조없이 선정해 개표장 입구부터 혼잡을 빚었다. 사진은 개표장에 한꺼번에 몰려드는 차량을 경찰과 모범운전자들이 통제하고 있다.
"길도 좁은 곳에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엉켜 엉망진창이 됐습니다"

파주시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장을 유관기관과 제대로 협조하지 않은 채 선정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13일 6·13지방선거 파주시 개표장이 과거 파주시민회관에서 금촌 하수종말처리장에 있는 배드민턴장으로 장소를 옮기면서 개표사무원과 투표함 수송차량들이 혼잡을 빚었다.

개표장에 들어오는 곳은 자원봉사자들이 차량을 유도했지만 문제는 개표장 입구까지 투표함을 옮기는 곳이 도로가 좁고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투표가 마무리되자 파주지역에서는 248개의 투표함을 실은 차량 124대가 한꺼번에 개표장으로 몰렸다.

그러나 개표장 입구 도로가 좁고 차를 돌릴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개표장 입구는 차량과 사람이 뒤섞이면서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현장에는 경찰관과 모범운전자들이 차량소통에 안간힘을 썼지만 차량통행 자체가 어려워 곳곳에서 고성이 오가고 불만 섞인 목소리가 컸다.

한 모범운전자 요원은 "하필 차량통제가 제대로 안되는 이런 곳에 개표장을 지정했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사전에 현장에 대한 점검도 없이 장소를 선정한 선관위의 탁상행정을 보는 것 같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함께 있던 경찰관도 "선관위가 장소 섭외에 있어 악수(惡手)중에 악수를 둔 것 같다"며 "선관위의 잘못된 판단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생만하게 됐다"고 푸념했다.

사실 이번 파주선관위의 개표장 선정은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파주시와 파주경찰서에서는 개표장 이 실내만 공간이 넓을 뿐 외부에는 차량통행과 주차에 어려움이 있어 장소선정을 재고해달라고 선관위에 요청했지만 선관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배드민턴장으로 장소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파주시와 경찰관계자는 "예상했던 결과가 어김없이 나타났다"며 "선관위가 향후 개표장을 선정함에 있어 유관기관의 의견을 수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파주선관위 관계자는 "개표를 하면서 아쉬움이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의 시민회관은 장소가 협소해 어쩔 수 없이 배드민턴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차후 운정신도시에 체육관이 건립되면 그곳에서 할 예정으로 지금보다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파주시는 이번 개표에 856명을 투표소와 개표소에 투입했으며 경찰은 의경 130여명을 개표 현장에 배치했다.

/글·사진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