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 장애물 수두룩
취약지 개선 접근성 높여야"
"저처럼 휠체어를 탄 유권자는 가까운 투표소에 가는 일도 만만치 않습니다.선거 때마다 차라리 투표를 하지말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소중한 한 표 행사를 포기한 일은 없습니다."

수원시 팔달구에 사는 3급 지체장애인 이모(66)씨가 13일 투표소 방문을 앞두고 내뱉은 넋두리다.

이씨가 방문하는 화서 2동 제4투표소가 1층에 위치하지만, 젊은 사람도 숨이 탁 막힐 듯한 언덕을 올라야만 닿는 곳에 있기 때문이다.

인근 영화동 제5투표소가 있지만 역시 오르막길 때문에 접근하려는 엄두도 못낸다.

이씨처럼 집에서 불과 100m 남짓한 투표소까지 가는 것을 큰 장애로 여기는 사회적 약자가 부지기수다.

전문가들은 '동주민센터=투표소'라는 경직된 고정관념을 버리고 사회적 약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를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도내 31개 시군에 분포된 3079개 투표소가운데 일부인 234개소를 점검한 결과 1층이 아닌 곳이 무려 66개소(28%)나 됐다.

이 중 9개소(5%)는 아예 승강기가 없는 곳이다.

또 출입구부터 휠체어가 오를 수 있는 경사로가 없는 곳은 35개소(15%), 장애인 주차구역이 없는 곳도 45개소(20%)나 됐다.

박동일 수원시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은 지자체와 시민사회단체가 힘을 모아 기존의 관행적인 투표소를 개선하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애인들의 참정권을 높이기 위해서 비장애인들과 동등한 여건을 갖춰야 한다"며 "민간기관이어도 유권자들의 편리한 투표가 이뤄질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해 임차를 주는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언덕 위 '화서 2동 제4투표소'에 대한 접근성 우려에 대해 수원 팔달구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13일 투표소까지 거동 불편자의 이동을 돕도록 차량을 지원하고 선거 보조원을 배치해 사회적 약자의 투표를 보조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림 수습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