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칠맛 더하는 … '그 집'의 추천 조합은

●초계탕+꿩만두

초계탕은 식초를 뜻하는 '초'와 겨자를 뜻하는 평안도 사투리 '계' 또는 '닭 계(鷄)'자에 육수 '탕'자가 합쳐진 이름으로 이 집에서는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에 잘게 찢은 닭 가슴살과 밭의 인삼이라 불리는 당근, 깻잎, 빨갛고 노란 파프리카, 양배추, 양파를 가늘게 채썰어 메밀국수위에 듬뿍 얹어 함께 나온다.

처음엔 닭고기에 갖가지 향과 맛이 다른 야채를 함께 육수에 적셔 먹다가 취향에 따라 식초와 겨자를 적당히 풀어 메밀면과 함께 먹으면 절묘하게 어우러진 상큼하고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열치열이라고 더울 때 뜨거운 삼계탕도 좋지만 초계탕은 기름기가 적고 칼로리가 낮은 닭가슴살을 차게 식힌 뒤 신선한 채소와 함께 소화력을 돕는 메밀국수를 시원한 육수에 말아 먹으면 장마와 무더위에 지치는 여름철에 원기를 회복시켜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음식이다.

꿩만두의 꿩고기는 강원도 춘천의 꿩농장에서 가져오는데 쫄깃하고 담백한 맛으로 초계탕과 궁합이 딱 맞는 음식이다. 양념간장 또는 볶음닭 양념장에 찍어 먹거나 초계탕 메밀국수와 함께 먹으면 독특한 맛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새우볶음닭·궁중간장찜닭

기본은 '신바람볶음닭'이지만, 여기에 낙지·주꾸미·새우 등 좋아하는 해물을 넣은 볶음닭을 고를 수 있다. 또 치즈의 달콤한 맛을 더한 치즈볶음닭, 깐새우치즈볶음닭은 어린이나 여성들이 즐겨찾는다. 궁중간장찜닭과 각종 해물을 더한 궁중해물찜닭 등 찜닭류도 인기다.

모든 닭요리는 1.2㎏짜리 국내산 신선닭을 쓰는데 껍질과 뼈 사이 기름을 제거하고 똥집 등 내장도 발라내 정성껏 손질한 다음 하루정도 숙성하면 냄새도 잡아주고 살이 부드러워져서 양념이 잘 배어든다.

닭요리는 주문과 동시에 조리에 들어가는데 통감자에 당근, 양파, 대파 등 야채와 떡을 먹음직스럽게 썰어 완성 단계에 참기름과 비법 기름장을 넣는다.

자작한 볶음양념 또는 간장양념에 밥을 볶아 먹거나 소면, 우동, 당면 사리를 넣어 비벼 먹으면 맛있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볶음닭이나 찜닭은 2~3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으로, 조리시간이 25분정도 걸리기 때문에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양념장은 보통맛, 매운맛, 강한맛 등 매운정도를 선택할 수 있다.

닭요리에 함께 나오는 동치미는 '붉은무' 비트로 색을 넣어 손님들이 소면을 말아먹는 등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기본반찬이다.
 


'신바람'나는 육수·양념 비법은 '인고의 시간'
초계탕 개발하는데 5년 … 볶음 양념장 위해 쓴 닭만 150마리


"단 한명의 손님이라도 우리집 볶음닭이나 초계탕을 드시고 즐겁고 신바람나서 가시면 저야 보람을 느끼죠. 며칠전에는 젊은 부부가 연로하신 어머니를 모시고 왔는데 초계탕을 드시고 입맛을 다시 찾으셨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감사하고 뿌듯했어요."

인천 관교초등학교 정문에서 길을 건너 승학사거리 쪽으로 3분정도 걸어가면 있는 여름철 보양음식 초계탕과 닭 볶음요리 전문점 '신바람볶음닭'의 김명용 대표는 '이 세상 최고의 맛과 음식은 내 입에 맞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2011년 '신바람볶음닭'을 개업하기 전까지 분식집을 하던 김 대표는 맛도 있고 건강에도 좋은 음식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중 초계탕과 볶음닭을 찾게 됐다.

고려시대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던 초계탕은 옛 문헌 재료를 토대로 요리책과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 현대에 걸맞게 웰빙음식으로 맛을 내는데 5년의 시간이 걸렸다. 초계탕 맛을 좌우하는 육수는 닭발과 몸에 좋은 한약재 등 17가지 재료를 넣고 푹 삶아 우려내는데, 기름을 말끔히 걷어내고 하루를 식혀서 매일 육수통 2개에 살얼음이 언상태로 둔다.

하루에 80~100인분만 만들기 때문에 육수가 떨어지면 더 이상 내놓지 않는다. 육수에 들어가는 엄나무, 감초, 황귀, 오가피, 옻나무, 당귀, 대추, 계피와 개운한 맛을 내는 건새우 등은 전국 유명 산지에서 따로 직거래로 공급받아 쓴다.

볶음닭에 기본적으로 쓰이는 양념장은 고추장에 청양고추가루와 진간장, 다진마늘, 생강, 매실원액 등 기본재료와 함께 양파를 갈아서 넣고 끓기 시작하면 맛술과 설탕으로 감칠맛을 더한다. 김 대표가 양념장 최적의 맛을 개발하기 위해 지인들에게 맛보게 한 닭만 150마리가 넘는다고 한다. '신바람볶음닭' 주방 옆 공간에는 100인분의 양념장이 들어있는 30㎏짜리 항아리가 있다. 한달에 한번 꼴로 양념장을 만들어 보관하며, 깊은 맛이 배어나도록 3개월이상 숙성된 양념장부터 사용한다.

초계탕 육수와 볶음닭의 양념장은 금은방에서 쓰는 밀리그램까지 측정하는 저울을 사용해 만들었다. 항상 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얻어낸 이 최고의 맛에는, 재료들의 배합과 끓이고 숙성하기를 반복한 시간과 '경험'이라는 비법이 숨어있다.

황수관 박사 '신바람 치킨'과 차별화하기 위해 '매울 신(辛)'자를 써서 '辛바람 볶음닭'으로 상표등록이 되어있는데 매주 월요일은 쉰다. 032-888-7700

 

 

 

▲ 야정(野丁) 강희산 작가(왼쪽)와 남동문화원 신홍순 원장이 '신바람볶음닭'에서 즐거운 만남을 갖고 있다.

 


서예가와 문화원장의 허물없는 핑퐁
"수십년 함께 지낸 친구같지 않나요?"


서예가이자 문인화가인 야정(野丁) 강희산 작가와 인천 남동문화원 신홍순 원장이 인연을 맺은지는 9년정도 됐지만 수십년 사귄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지내는 사이다. 서로 만나 작품과 일에 대한 이야기를 허물없이 나눈다. 재미있게 주고 받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있노라면 괜히 입꼬리가 올라가게 된다.

주변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두 사람이 여름철 보양식인 초계탕과 닭 볶음요리 전문점인 '신바람볶음닭'에서 만났다.

"야정 선생님을 만나면 힘을 얻게 돼요. 순수하고 열정이 있기 때문이죠. 작품한답시고 근엄하게 무게만 잡는 그런 분이 아니에요. 그렇지만 작품은 누구보다 뛰어나죠. 서예 강의를 들어보면 재미있어서 시간가는지 몰라요."

신 원장이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자 야정 작가도 서로 편하게 지내지만 존중하는 사이라며 거들고 나섰다.

"신 원장한테 전주에서 좋은 전시회가 열린다고 했었는데 혼자 다녀왔다는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게 됐어요. 구 지원이 끊긴 뒤에도 강연이나 기획공연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남동문화원을 보면 일에 대한 열정이 느껴져요."

두 사람이 웃으며 서로 덕담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한자교육이 외면당하는 세태를 말하는 야정 작가의 표정은 어느새 진지해졌다.

"한자야 말로 조기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한자에는 동양의 철학과 역사, 인문학이 담겨있는데 요즘에는 교사도 배우지 않았으니 잘모르고 아이들에게 교육도 소홀하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오히려 서양에서 동양 사상을 배우기 위해 한자를 공부하는데, 우리도 한자교육에 대한 인식을 바로 잡아야 해요."

최근 비단과 무명을 화폭으로 사군자를 그린 작품 전시회를 마친 야정 작가는 다음달부터 캔버스에 작업한 작품들을 위주로 새로운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문인화와 서예는 예로부터 '서화동원(書畵同源)'이라고 뿌리가 같아요. 하지만 동양화의 수묵담채는 구별이 되지요. 제 작품에 대해 많은 분들이 좋은 말을 해주시는건 감사하지만 무엇보다 석봉(石峯) 고봉주 선생과 하석(何石) 박원규 선생 등 훌륭하신 스승님들을 만나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야정 작가의 한자교육과 스승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있던 신 원장이 남동문화원의 앞으로 계획을 거론하며 말문을 열었다.

"전국에 231개의 문화원이 있는데 최근 사정을 보면 남동문화원이 가장 어려운 상황이에요. 구의 모든 지원이 끊긴 상태거든요. 하지만 서예나 공예, 미술 등 문화강좌는 강사진을 좀 더 좋은 분들로 보강해서 구민들에게 알찬 강의를 접하게 할 계획이에요. 야정 선생을 서예 강사로 모신 것도 그 때문이지요. 무엇보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새로운 구청장과 대화를 갖고 끊어진 관계 복원과 낮아진 문화원의 위상도 제자리를 찾도록 해야지요."

야정 작가는 신 원장에게 송천(松泉)이란 아호를 지어주고 서예작품으로 건네주기도 했다.

"신 원장을 옆에서 오래 지켜보고 사주를 살피니 송천이 떠오르더라고요. '소나무 송(松)'자는 공자가 '절개를 지키고 변치않는 사람을 비유한다'고 했고, '샘 천(泉)'자는 주자가 '근원이 있는데다 점차적으로 행하는 덕도 있다'고 했지요. 이런 의미를 담아 신 원장에게 아호를 지어줬지요. 또 논어에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이라고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는 말이 있는데 남동문화원이 어렵지만 신 원장의 덕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봅니다."

신 원장은 최근 야정 선생에게 서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해병대 복무시절 사단의 전문차트사였던 그가 붓글씨의 매력과 '선비는 지필묵을 지녀야 한다'는 야정의 가르침을 따르기로 했기 때문이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두 사람과 손님들에게 시원한 맛을 주는 '신바람볶음닭'의 초계탕은 곧 다가올 장마와 무더위를 이기는 '여름 필수품'이 될게다.

/글·사진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