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논설위원
하늘이 우물 입구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믿는 개구리 세 마리가 우물 안에 살았다. '페페', '필라', '페트라' 세 마리. 이들은 우물 안에서 올려다보는 둥근 하늘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페페가 우물 밖으로 나와 눈부신 태양을 보고 돌아와 친구들에게 이야기했지만 믿지 않았다. 페페의 권유로 필라가 우물 밖으로 나가게 됐다. 필라는 한 밤 중의 둥근달을 보고 돌아와 페페가 본 태양과는 다르다는 논쟁을 벌인다. 결국 페페와 필라, 페트라는 함께 우물 밖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우물 밖으로 나온 개구리 세 마리는 눈부신 태양도 둥근 달도 아닌 지는 해와 노을을 보게 됐다. 시간이 좀 더 지나고, 밤의 달과 아침의 태양을 맞이했다. 결국 페페와 필라의 경험이 모두 사실이었음을 알게 된다.

필리핀 민중교육의 아버지 가르시아가 지은 <개구리 페페 이야기> 줄거리다. 학습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우화다. 개구리들이 살아온 우물 안은 오직 하늘이 우물구멍만한 것으로 알고 지낸 단순하고 무지한 생활터였다. 개구리들은 우물 밖 세상을 경험함으로써 밝고 어두운 빛과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경외한다. 우물 밖 여행을 통해 지금보다 더 넓은 수준의 새로운 세계를 공유한다. 페페와 필라가 각기 경험한 밝은 태양과 둥근 달은 대립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세 마리의 개구리들이 함께 체험한 바깥세상은 부분적인 한계를 극복한 도전적인 학습의 과정이었다.

학습은 경험의 결과를 의미한다. 인간의 행동특성을 조화롭게 발달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삶의 지평을 넓혀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다. 학습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과 기술을 터득하는 과정으로서 현재보다 높은 수준을 갈망하게 된다.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없다.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학습과정을 영위한다. 꼭 학교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경험적인 학습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일터에서 동료들과 지식과 정보를 서로 습득하는 과정도 학습의 일부다. 잘 알지 못하는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 독서, 인터넷 검색, 신문 읽기, 문화예술 공연관람, 시행착오 등 일상 자체가 학습의 기회이고, 장소인 셈이다. 특히 타인과의 협동학습을 통한 자기성찰은 중요한 학습의 실천이다. 가르침과 배움이 일정하게 정해진 장소에서만 일어나지 않는 평생학습의 시대다. 공자는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거기에는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고 가르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