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기도지사·부천시장 후보 '막말 규탄' 집중유세 … 지역 주민·정치권도 반발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 정태옥(대구 북구갑) 전 대변인의 일명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발언에 대한 심판론을 앞세우며 한국당에 대한 총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며 막판 표심 뒤집기에 나섰으나 이번 정 전 대변인의 발언으로 발목을 잡히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영환 경기도지사 후보가 불을 지핀 이 후보와 배우 김부선씨의 스캔들 의혹은 진실 공방으로 비화되면서 경기지역 지방선거의 변수로 작용했다.

이 후보측은 전체적인 선거판에 영향이 없다고 분석하면서도 여성층 이탈을 우려했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이번 스캔들 의혹이 지역 내 모든 이슈를 덮어버려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전체적인 선거판의 동요는 없지만 여성층의 이탈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후보측도 자체 분석결과 청년층과 여성층 이탈로, 선거 초반보다는 이 후보 지지율을 많이 추격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하지만 지난 7일 정 전 대변인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데 잘 살다가 이혼 한번 하면 부천 정도로 간다.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나 이런 쪽으로 간다"는 '이부망천' 발언으로 한국당은 된서리를 맞았다. 정 전 대변인은 지난 8일 대변인 자리를 자진사퇴했고, 한국당은 공식 징계 수순을 밟으며 수습에 나섰지만 민주당은 경기지사 선거 물론 인천시장 선거까지 정 전 대변인 논란을 끌고 가며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은 긴급하게 지난 9일 오후 6시 부천역 북부광장에서 '자유한국당 (전) 대변인 부천 비하 막말 규탄 집중유세'를 열었다.

본래 방문 예정이 없었던 이 후보 역시 급하게 일정을 변경해 지원유세에 나섰다. 이어 10일에도 이 후보는 장덕천 부천시장 후보 등과 함께 한 부천역 북부광장 유세를 이어가며 "어제 이 광장에 왔는데 '이부망천'이란 이야기를 듣고 정말 기가 막혔다"며 "스스로 무능함과 못남을 탓하고 환경개선을 위해 혼신을 다해야 할 머슴이 자신이 위임받은 지역을 그렇게 비하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해당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주민은 물론 정치권도 반발했다.

부천시의원 가선거구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소속 정재현 시의원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 전 대변인을 고소할 시민 10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하고 있다.

10일 낮 12시 기준, 집단 고소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시의원 후보는 민주당 소속 정재현·홍진아·박찬희·권유경·김성용 후보와 민주당 이선구 도의원 후보도 참여했다. 시민참가자도 14명에 달했다.

정 시의원은 "90만 부천시민의 자존심을 망가뜨린 한국당 정 전 대변인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측 김효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태옥 전 대변인의 이른바 '이부망천' 발언으로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그런데도 남 후보는 이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는데 침묵은 대부분 동조의 의미로 읽힌다. 도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 후보측 관계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식이하의 잘못된 발언"이라면서 "중앙당 차원의 책임있는 조치가 즉각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훈천·최남춘 기자 hck122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