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뺏길라 입지부터 다지기 … 비책은 시각차
올해 대한민국 극지 연구는 30년을 맞았다. 극지 연구를 위해 남극에 세종과학기지를 설치한 지 30년 지났다. 그동안 눈부신 연구 성과와 함께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극지 연구의 주요 국가로 자리잡았다. 그 중심에 극지연구소가 있다.

극지연구소는 당초 경기도 안산시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연구기관으로 세워졌다. 이후 2009년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 3만5887㎡ 부지를 20년 무상임대하는 조건으로 극지연구소를 옮겼다. 극지연구소는 균형 발전과 함께 전국 각지로 정부기관이 이전하는 파고를 이겨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부산으로 지난해 이전을 마쳤다.

부산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설치에 맞춰 극지연구소를 부산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또 북극 연구가 활성화되며 제2극지연구소를 부산에 세워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극지연구소를 놓고 부산은 물론 타 지자체와의 갈등이 깊어지며 인천은 극지연구소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민선4기 때 극지연구소 이전을 성사시켰고, 민선5기는 극지연구소가 인천에 자리잡기 위한 방안을 찾았다. 민선6기는 외부의 극지연구소 흔들기의 바람막이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인천시는 극지연구소의 송도 땅 20년 무상임대와 함께 연구소 인근 1만317㎡의 부지를 15년 무상으로 임대, 테마파크형 극지교육관 유치를 승인했다. 또 극지교육관 사업을 통해 국비 예산 확보에 나섰다. 인천시는 극지연구소의 상주 인력 250여명 고용 창출과 연인원 50만명의 극지교육관 방문을 통해 문화·관광 콘텐츠 시설로도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천의 극지연구소가 세계적 기관으로 성장하고 인천을 통해 남극과 북극 연구에 매진할 수 있게 할 방안에 인천시장 후보들은 찬성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는 "부산시와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이 극지연구소가 부산에 소재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부설 연구기관이라며 부산 이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해양수산부는 극지연구소가 별도의 연구기관이라며 부산 이전에 반대 입장을 보인 바 있다"고 못박았다.

박 후보는 또 "부산에는 각종 해양수산 기관이 집결돼 있어 해양도시로서의 이미지가 높은 반면 인천은 해양수산 관련 기관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해양도시 이미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는 "극지연구소가 인천 송도에 자리잡은 지 10년이 넘었다"며 "인천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쇄빙선 아라온호의 모항인 인천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도국제도시에는 세계의 환경 은행으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변화와 같은 문제를 논의하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이 있어, 기후 변화를 연구하는 두 기관이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며 "정부와 부산시는 기관 흔들기로 분열을 조장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기후 변화와 자원 문제 해결을 위해 연구 활동에 매진 중인 연구원들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아낌없는 지원과 응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문병호 후보는 "부산은 발전한 도시라 공공기관 이전 대상이 되면 안 된다"는 시각을 통해 " 극지연구는 남·북극의 통합 연구를 해야 효율성이 증대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므로, 부산이 북극 연구의 분리 역할론을 내세워 제2극지연구소의 부산 설립을 주장하는 것도 매우 부당하고 극지 연구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극지연구소 활성화 방안에 박 후보는 "극지연구소의 위상을 높여 시민을 대상으로 극지에 대한 관심과 극지 연구의 필요성을 홍보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냈고, 유 후보는 "종합적인 해양극지 연계 체험 관광 상품과 인천시 내부 극지연구·정책을 수행하는 전담 조직 확대, 도시 브랜드에 '극지', '기후변화'를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후보는 "극지연구기관 발전을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지역이기주의에 의해 연구소의 위상과 역할은 물론 지역 기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김 후보는 극지연구소 활성화에 대해 "차후 검토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이주영·신상학·이순민·곽안나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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