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고가교·무네미로 소음저감대책 '변질'에 주민 반발
소음저감대책으로 시작한 사업이 일반포장공사로 둔갑하면서 수년째 민원을 제기했던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업 시행을 맡은 인천종합건설본부는 예산을 절반 이상 반납하면서 공사를 강행할 것으로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오후 서구 드림로 백석고가교. 서울과 경기에서 발생하는 각종 쓰레기를 대형 운반차에 실려 인천의 끝 수도권매립지로 운반하는 이른바 쓰레기 도로의 정점에 있다.

1992년 건설된 왕복 4차선 도로는 대형 쓰레기 수송차량으로 인해 교통소음과 날림먼지 등이 지속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교통소음이라도 해소해 달라고 수년간 인천시에 민원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주민들은 방음벽이나 방음터널이 설치되지 않을 경우 백석고가를 철거해 달라고 요구했고 인천시에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라는 중앙환경분쟁위원회 조정결정까지 받았다.
이에 인천시는 국내에서 가장 성능이 우수한 저소음 포장공법 적용하겠다며 14억8100만원의 예산을 인천시종합건설본부에 배정했다.

비슷한 시각, 영동고속도로 서창분기점(JC)인근 무네미로는 인천시 도로통행량 중 가장 많은 교통량을 보이는 곳으로 차량들이 쉴 새 없이 지나갔다. 수년째 주민들이 소음민원을 제기한 무네미로는 길이 700m, 왕복 8차선 도로로 지난해 9월 기준 하루 차량 통행량만 9만450여대에 이른다.

만수현대아파트 560세대, 금호타운아파트 414세대 등 도로 인근 주민들은 기존 4m 방음벽에도 도로교통소음이 극심하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인천시의회에서 여러 차례 현장조사를 한 결과 방음벽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보다 저소음 신기술 공법으로 도로포장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을 내리고 예산 13억원을 세웠다.

문제는 도로과에 배정된 예산이 인천종합건설본부에서 집행되면서 발생했다.
종건은 환경부 인증을 받아 9㏈까지 소음저감할 수 있는 공법을 외면하고 일반 저소음공법으로 해결하겠다며 긴급으로 공사입찰을 강행했다.

소음 9㏈ 저감은 100대의 자동차 도로 소음 중 88대의 소음을 흡수할 수 있는 기술이다.
종건측은 9㏈저감 공법 적용 시 8㎝ 두께로 포장해야 하기 때문에 백석고가 하중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다른 공법으로도 충분히 소음저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해당 주민들은 확보된 예산을 절반 이상 반납하면서까지 일반 저소음공법을 고집하는 종건측의 방침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한 주민은 "수년째 소음저감대책을 요구하며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해 어렵게 확보한 예산을 석연찮은 이유로 반납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주민들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환경부 인증 공법의 경우 방음벽을 설치하지 않아도 소음을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다고 들었다. 단체장 선거 기간이라고 종건 측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칭우 기자·임태환 수습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