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이래 '8888TEU'가 최대 … 이란 1만4500TEU 선박, 美 제재로 '무기한 협상연기'
▲ 2016년 9월 인천신항에 입항한 8888TEU급 컨테이너선 '유타' 호의 모습. 유타 호는 인천항 개항 이래 가장 큰 선박이란 기록을 남겼다. /사진 제공=인천항만공사
인천항이 올해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 입항 시대를 열 수 있을 지에 항만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그동안 인천항에 입항한 선박 중 가장 규모가 컸던 것은 2016년 9월 인천신항에 들어온 8888TEU급 '유타' 호였다.

8888TEU급은 선박 1척에 8888개의 컨테이너를 동시에 실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타 호는 당시 인천과 미국을 잇는 원양항로에 투입된 컨테이너선으로, 지금은 인천항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현재 인천항에 입항하는 선박 중 가장 큰 배는 역시 인천~미주를 오가는 컨테이너선으로, 규모는 6350TEU급이다.

반면 부산에선 올 2월 부산항 개항 이래 최대 규모인 2만656TEU급 '생텍쥐페리' 호가 부산신항에 입항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인천 항만업계의 관심사는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인천항 입항 시기다.

특히 인천과 중동을 오가는 선박을 운영 중인 이란 국적 선사 '이리슬(IRISL)'이 올해 국내 조선사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받기로 하면서, 관심은 자연스럽게 선박 인도 시점으로 옮겨지고 있다.

앞서 이리슬은 2016년 12월 기존 선박들의 노후화로 현대중공업과 1만4500TEU급 컨테이너선 4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 6척 등 모두 10척의 선박 건조를 의뢰했다.

항만업계에선 이리슬이 1만4500TEU급 컨테이너선을 인도받으면, 이 선박이 기존 인천~중동 항로에 투입된 5100TEU급 선박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한다.

IPA 관계자는 "항만에 입항하는 선박의 규모는 해당 항만의 인프라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며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인천항에 입항하면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당초 1만4500TEU급 컨테이너선은 올 3월 이리슬에 넘겨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 인도 시점은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로 이리슬과 현대중공업 간 선박 인도와 관련된 협상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경제 제재는 인천항의 대 이란 물동량 감소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란과의 교역량은 2만TEU로 전년 6000TEU에 비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전체 수출 물량에서 자동차 반조립(KD) 부품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미국의 경제 제재 조치로 자동차와 철강 등의 교역이 막히면 이란 물량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