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후보 인천을 말하다] 수도권 매립지 4자협의체
유정복 "현실 감안 최선책" … 박·문·김 '부정' 테마파크는 동의
6·13 인천시장 선거에 나선 각 정당 후보 간 수도권매립지에 대한 입장차가 분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바른미래당 문병호, 정의당 김응호 후보가 2015년 인천시와 서울시, 경기도, 환경부가 맺은 수도권매립지 4자 합의 자체를 문제 삼았고,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 이관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을 냈다. 당시 4자 합의 주체였던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만 과거 시장들도 못했던 잘된 협상으로 높이 평가했다.

인천일보가 인천 현안에 대해 각 정당 인천시장 후보들에게 던진 첫 질문은 '수도권매립지 4자협의체 합의사항 이행과 관련'이다.

2015년 체결한 4자 합의에 대한 평가에 박 후보는 "한마디로 졸속적으로 부실하게 체결된 합의"라며 "4자가 수도권매립지를 연장하면서 종료 시기도 못박지 않았고 대체 매립지 조성 기한도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재협상을 통해 이에 대한 명확한 합의를 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문 후보 역시 "4자 합의는 문제가 있다"며 "제3매립장 1공구 사용의 단서조항에 따르면 203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 후보는 "영구 매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며 "유정복 시장이 문제 많은 협상을 했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주민들 입장이 반영되지 않은 졸속적인 합의"라고 평하며 "애초 유정복 시장의 수도권매립지 종료에 대한 공약파기이며 이에 대한 면피용일 뿐"이라고 문제삼았다.

반면 4자 합의 주체인 유 후보는 "이전 어느 시장도 이렇게까지 매립지 문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간 적이 없었다"며 "시장으로서 매립지 문제는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이뤄낸 결과"라고 했다. 또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뤘고 현재까지 이보다 더 좋고 현실 가능성 있는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3-1공구 매립 연장에 따른 선제적 조치 중 하나인 SL공사 인천 이관도 유 후보와 나머지 후보 간 의견은 나뉘었다. 유 후보는 "매립지를 하루아침에 확보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취임 1년6개월 만에 다른 대체 매립지를 확보하는 것은 시간적·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며 "4자 합의 이후 매립면허권(자산가치 1조5000억원)을 넘겨 받았고 반입수수료 가산금 등 보상과 관련된 사안들을 잘 진행시키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유 후보는 "공사 (인천) 이관은 수도권매립지와 관련한 모든 정책적인 주도권을 인천이 쥐는 것뿐 아니라 공사가 가지고 있는 토지에 테마파크 등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근거"라며 "공사 노조와 일부 정치권, 주민 등이 적자인 공사 인수를 문제삼고 있지만 지난 2016년 흑자로 돌아섰고 공사 직원들은 고용 승계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박 후보는 그러나 "수도권지역 2500만 인구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광역폐기물처리시설은 국가기관이 관리, 운영하는 게 합당하다"며 "공사를 인천으로 이관해 지방공사화하는 것은 인천이 수도권 전체 폐기물 처리를 책임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문 후보 또한 "매립지에 테마파크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환경부 소유부지 이관이 필요하고 공사에 대한 인천 권한이 강화돼야 한다"며 "문제는 공사가 인천으로 이관할 경우 타 지역 폐기물 문제와 시 재정 부담, 선결조치 이행 어려움 등이다"라고 했다. 문 후보는 대안으로 "매립지면허권은 인천시가 소유하고 공사 운영은 국가가 관리하고 3개 시·도가 공동 책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 후보는 "공사 이관을 반대한다"며 "난지도의 경우 아직까지도 오염물질이 나오는 등 심각한데 향후 몇 년 동안 매립으로 인해 발생할 환경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또 "4자 합의는 파기해야 하고 지자체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원칙적으로 지자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도권매립지 인근의 청라, 검단 등 서북부 발전 방안에 대해 박 후보는 "수도권매립지를 조기 종료시켜 생태형 미래도시를 조성하고 주변에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했고, 유 후보는 "사통팔달 교통망 구축과 신규 복합리조트를 적극 유치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매립지에는 에버랜드를 능가하는 수도권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청라는 로봇산업의 거점으로, 검단은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 등으로 특화시키겠다"는 구상을 비쳤지만, 김 후보는 관련한 답변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주영·신상학·이순민·곽안나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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