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논설위원
한 해 1200만명이 찾는 하와이는 세계적 관광 명소다.

오아후섬뿐만 아니라 이웃섬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다.

다만 하와이 군도의 동남쪽에 위치한 하와이섬(빅아일랜드)의 화산 분화로 현지 관광업계는 개점휴업 상태다.

현지 언론도 연일 화산 동향을 톱기사로 보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낙진 공포', '발전소 근처에서 용암 분출' 등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기사들이 지면을 채웠다.

하지만 하와이섬을 제외한 다른 섬의 주민들은 평온한 모습이다.

호놀룰루 현지에서 화산폭발을 걱정하는 관광객들도 찾아볼 수 없다.

미국의 50번째 주(州) 하와이는 8개 섬과 100여개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다.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니하우·카우아이·오아후·몰로카이·라나이·마우이·카호올라웨·하와이 섬이 위치한다.

공기와 물, 자연환경이 손색 없는 지상의 낙원이다.

호놀룰루에서 빅아일랜드 힐로까지 항공편으로 50분 정도 걸린다.

제주도의 6배 크기인 화산섬 빅아일랜드 동쪽에는 힐로, 서쪽에는 코나가 위치한다.

빅아일랜드의 화산국립공원은 활화산 킬라우에아 산(1243m)과 눈 덮인 마우나로아 산(4169m)을 품고 있다.

정상에 있는 재거박물관에서 내려다 보는 할레마우마우 분화구는 불의 여신 '펠레의 궁전'으로 전해지고 있다.

어스름 저녁부터 분화구에서 불거져 올라오는 용암의 붉은 빛은 지구의 심장을 벌려 놓은 것 같다.

빅아일랜드의 척박한 용암지대에서 피어난 '오히아(Ohia)' 나무의 '레후아(Lehua)' 꽃은 화산의 여신 펠레의 저주로 태어났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펠레가 숲을 걷다 만난 걸출한 청년 호히아에게 사랑을 고백했지만 오히아는 사랑하는 아내 레후아가 있어 거절했다.

펠레는 질투와 노여움으로 오히아를 비뚤어진 나무로 만들어 버렸다.

아내 레후아가 오히아 나무 곁을 떠나지 못하자 펠레는 오히아를 그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꽃으로 만들어줬다.' 아름다운 붉은 꽃 레후아를 꺾으면 비가 온다고 한다.

오히아 나무에서 떨어지기 싫어 흘리는 레후아의 눈물이다.

펠레가 태평양의 화산섬들을 둘러보고 할레마우마우 집으로 돌아올 때 환영의 화산불꽃을 내뿜는다고 한다.

선남선녀들이 신혼여행에 나서고, 가족단위 휴양지로서 천혜의 하와이가 존재하는 한 화산의 여신 펠레의 질투도 불꽃처럼 살아 있을 것이다.

/김형수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