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한국당과 가능성 일축 … 연대제안에 정의당·민평당 "가치없다"
'4자 구도'로 짜인 인천시장 선거에서 야권 후보들의 단일화 불씨가 꺼져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되자 바른미래당 문병호 인천시장 후보 측은 "단일화를 논할 상대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앞서 문 후보의 연대 제안에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은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바른미래당 인천시당은 21일 성명을 내어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전국적으로 강세인 상황에서 승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측면이 있지만, 이는 전적으로 표를 위한 공학적 이합집산과 다름없다"며 "자유한국당은 바른미래당과 단일화를 논할 상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시당은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가 바른미래당과의 단일화를 언급했고, 자유한국당의 대전시장 캠프가 들썩이고 있다"면서도 "자유한국당은 후보 단일화를 논하기 이전에 국민에게 참회하고 반성하라. 바른미래당 문병호 후보는 오로지 시민만 보고 실사구시의 길을 올곧게 갈 것"이라고 했다.

문 후보가 지난 14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정의당·민주평화당에 제안한 선거 연대도 단순 '해프닝'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의당 시당은 "황당한 제안"이라고 일축했다. 박병규 시당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바른미래당은 국정농단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에서 갈라져 나온 적폐 정치 세력"이라며 "남북관계·노동 등 정책 측면에서도 연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장 후보를 내지 않은 민주평화당도 "바른미래당과 정체성이 다르다"며 거리를 뒀다. 허영 시당위원장은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제의 들어온 게 없고, 연대를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문 후보가) 본인 선거를 위해 선거 연대를 말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인천시장 선거는 민주당 박남춘 후보,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 바른미래당 문병호 후보, 정의당 김응호 후보 등 4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