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도 이른바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에 공을 들이는 기업이 늘어난다. 지난해 기준 인천에서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을 받은 기업이 107곳에 달했다. '가족친화인증기업'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등 '가족친화'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과 기관을 인정하는 제도다. 이제는 '죽어라 하고' 일만 하는 시대가 아님을 기업 스스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일과 일상 생활에서 조화를 이뤄야 작업 능률도 오른다는 사실을 깨닫는 듯해 반갑다. 이들 기업은 정부 기관 인증에 참여하거나 각종 지원제도를 유치하는 등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문화 정착' 노력을 이어간다.

인천의 가족친화인증 기업 수는 2012년부터 증가세를 보인다. 2012년에는 4곳에 불과했지만 2013년 12곳, 2014년 16곳, 2015년 13곳, 2016년 21곳, 2017년 41곳 등이 인증을 받았다. 올해는 '워라밸' 문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더 많은 기업의 참여가 예상된다. 고용노동부의 '일생활균형사업'에 동참하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물론 여기에는 중앙부처와 지자체, 은행 등 기관에서 제공하는 '인센티브'가 한몫을 한다. 인천시의 경우 경영안정자금 우선지원을 비롯해 시금고 금융혜택,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 우수기업인 선정, 해외마케팅 및 수출인프라 확충 지원 등의 혜택을 준다.

기업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은 지금보다 훨씬 더 세져야 한다. 일을 하는 이들의 가정이 안정되고 순탄해야 직장 업무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에게 일만 시키고 이들의 '문화생활'에는 '나 몰라라' 여기는 기업은 이제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런 곳에서 일을 하려는 이들도 찾아보기 어렵다. 각 기업의 CEO는 직원들에게 일과 생활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믿음과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 가뜩이나 고용불안이 점점 심화하는 우리나라에서 젊은이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길은 기업의 '상생전략'이다. 임금도 예외는 아니지만, 기업과 노동자가 함께 머리를 맞대 서로 같이 살아갈 '공통분모'를 이끌어 내야 한다. 그럴 때라야 기업과 노동자의 미래가 열린다. 기업마다 이러한 인식에 기반을 두고 개선해야 할 사안들을 찾아갔으면 싶다.